미국의 심리학자인 제프리 트래버스 박사와 스탠리 밀그램 박사는 1969년 ‘모든 사람은 6단계만 거치면 서로 아는 사이’라는 이론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이론은 희곡과 영화로도 만들어졌고 1990년대 미국에서는 ‘케빈 베이컨 게임’이 유행하기도 했다. 배우 케빈 베이컨이 다른 할리우드 배우와 몇 단계를 거치면 아는 사이인지 파악하는 게임인데 대부분 6단계 이내에서 연결됐다.
워싱턴포스트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MSN 메신저 이용자들을 조사한 결과 놀랍게도 이 이론이 사실로 입증됐다고 2일 보도했다.
MS의 에릭 호비츠 연구원이 2006년 6월 전 세계 MSN 메신저 이용자 1억8000만 명이 주고받은 3000억 건의 메신저 기록을 조사한 결과 두 사람은 평균 6.6단계만 거치면 연결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비츠 연구원은 “이번 조사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6단계 이론을 처음으로 검증해본 것”이라며 “결과를 보고 나도 놀랐다”라고 말했다.
트래버스 박사와 밀그램 박사는 당시 네브래스카 주에 사는 296명을 대상으로 보스턴의 한 주식거래인에게 편지를 보내게 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평균 6.2단계를 거치면 연결됐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조사 대상자가 너무 적고 아예 연결이 되지 않은 경우도 많아 연구 결과에 의문이 제기돼 왔다.
컬럼비아대 연구팀도 2003년 2만4163명이 특정인에게 e메일을 보낼 때 몇 단계를 거쳐야 되는지 실험한 결과 5∼7단계로 추정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지만 ‘추정’에 그쳤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