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열린 미국 전범재판에서 오사마 빈라덴의 전직 운전사인 살림 함단 씨에게 유죄 평결이 내려졌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들이 6일 보도했다.
쿠바 관타나모 미국 해군기지의 군사법정에서 열린 이날 재판에서 6명의 장교로 구성된 배심원단은 알카에다 조직원인 함단 씨가 빈라덴의 무장경호원이자 운전사로 일하며 테러 지원 활동을 한 사실 등 5가지 공소내용을 인정해 유죄 평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배심원들의 유죄 평결을 참고해 함단 씨에게 선고를 내리는데 이번 유죄 평결에 따른 법정 최고형은 종신형이다.
그러나 배심원단은 함단 씨가 2001년 알카에다의 9·11테러 계획과 실행에 직접 참여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 평결을 내렸다. 함단 씨가 알카에다에 지대공 미사일을 운반했다는 공소 사실도 인정하지 않았다.
외신들은 함단 씨 변호인단의 말을 빌려 함단 씨가 유죄 평결이 내려지자 고개를 숙인 채 머리를 감싸며 눈물을 흘렸고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함단 씨의 변호인단은 “이번 재판이 미국법과 국제법을 위반한 채 불공정하게 진행됐으며 그 과정에서 함단 씨의 법적 권리가 침해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백악관은 “함단 씨가 공정한 재판을 받았다”며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