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軍, 그루지야 영토로 진격…메드베데프 “군사작전 완료”

  • 입력 2008년 8월 12일 03시 01분


러 탱크 장갑차 행렬전차를 앞세운 러시아군이 10일 남오세티야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 러시아군은 그루지야군과 3일간 전투를 벌여 남오세티야의 수도 츠힌발리의 대부분을 장악했다. 츠힌발리=로이터 연합뉴스
러 탱크 장갑차 행렬
전차를 앞세운 러시아군이 10일 남오세티야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 러시아군은 그루지야군과 3일간 전투를 벌여 남오세티야의 수도 츠힌발리의 대부분을 장악했다. 츠힌발리=로이터 연합뉴스
전쟁 발발 4일째를 맞은 11일 그루지야의 휴전 제의에도 러시아는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러시아군이 이날 압하지야 외곽의 그루지야 영토인 주그디디 마을로 진격 중이라고 그루지야 측이 밝혔다.

또 러시아 공군기가 이날 그루지야의 수도 트빌리시 외곽의 특수부대 기지와 관제시설 등 두 곳을 공습했다고 그루지야 측이 밝혔다. 러시아군은 그루지야 내 고리 시(市)에 대규모 포격과 공습을 가했다.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남오세티야에 평화를 가져오기 위한 중요한 작전이 완료됐다. 수도 츠힌발리는 러시아 평화유지군의 수중에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이와 함께 친러시아 성향의 압하지야 인근의 그루지야군에 “무장해제를 하지 않으면 진격할 것”이라는 최후통첩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은 10일 자신이 서명한 휴전 명령서를 그루지야 주재 러시아대사관에 전달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 접경지역에 이어지는 전차 장갑차 행렬

“꽈과광…꽈과광….”

러시아-그루지야 전쟁 나흘째를 맞은 11일 새벽 북오세티야(러시아 영토)와 남오세티야(그루지야 영토) 접경지대인 알리가리 시내에서는 다연발 포성이 들렸다. 알리가리는 남오세티야 국경에서 60km 떨어진 도시.

야간전투에 투입된 병사들은 “이 정도 거리에서 포성이 들리면 남오세티야 지역 대부분이 교전 상황에 들어갔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알리가리 외곽에서 남오세티야로 가는 도로에는 러시아 전차와 장갑차의 엔진 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그루지야의 휴전 제의 이후 러시아군은 대규모 전차, 헬기 부대를 북오세티야 지역 전방으로 배치하며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었다.

이날 오전에는 독립국가연합(CIS) 출신 군인들이 다수 투입된 사실도 목격됐다. 이들은 기자들에게 서툰 러시아말로 “북쪽 전선에서 내려왔다”고 말했다. 러시아 육군이 대규모 공세를 앞두고 서부전선을 지키던 CIS 출신 병사 일부를 그루지야 전선으로 이동시킨 것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그루지야와 러시아의 전쟁이 츠힌발리에서 그치지 않고 남오세티야 전역과 그루지야에서 분리 독립을 꾀하고 있는 압하지야로 확산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은 “츠힌발리 인근 및 시내 일부에 11일 오전에도 7400명에 이르는 그루지야군이 주둔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압하지야에서도 러시아군의 증파가 이뤄졌다.

○ 국제사회 중재 본격화

사카슈발리 대통령은 이날 유럽연합(EU)이 제시한 중재안에 서명했다. EU 대표단은 12일 모스크바에서 메드베데프 대통령을 만나 중재안 수용을 요청할 예정이다.

또 EU 의장국인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12일 트빌리시와 모스크바를 방문해 중재에 나선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이번 사태를 논의할 고위급 회담을 제안했다.

한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1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에게 ‘러시아의 공격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미국 NBC방송과의 회견에서 밝혔다.

블라디카프가즈(북오세티야)=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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