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올림픽 주제곡 ‘손에 손잡고’를 피하려다가….”
베이징(北京) 올림픽 개막식의 총감독인 장이머우(張藝謀) 감독은 최근 올림픽 주제가의 선정 후일담을 털어놓으며 “서울 올림픽의 주제곡 풍을 피하려 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결과는 참담했다.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는 2003년 4월부터 올림픽 직전까지 4차례에 걸쳐 9만8871곡의 주제곡 응모작을 받았다.
하지만 서울 올림픽의 주제곡 ‘손에 손잡고’의 영향력이 너무 컸던 탓일까. 응모곡은 대부분 ‘손에 손잡고’와 분위기가 비슷했다.
이탈리아의 유명 작곡가 조르조 모로데르의 ‘손에 손잡고’는 1600만 장의 앨범이 팔려 동양인이 부른 노래로는 세계 음반 사상 최고 판매량을 기록한 노래. 이 노래는 지금도 꾸준히 인기를 누리고 있다.
자신도 모르게 ‘손에 손잡고’류의 노래로 끌려가고 있을 때 그는 ‘너와 나(You and me·我和니)’라는 노래를 듣게 됐다. 그는 이 노래가 매우 아름답고 가사 또한 소박하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40억 인구가 TV로 지켜보는 가운데 중국의 국민가수 류환(劉歡·45) 씨와 영국의 세라 브라이트먼(48·여) 씨가 손을 맞잡은 채 부른 이 노래에 대한 중국인의 반응은 싸늘했다.
중국의 유명 포털사이트인 신랑(新浪)이 10일부터 시작한 올림픽 주제곡에 대한 설문조사에 70%가 넘는 누리꾼들이 부정적 반응을 보였다.
“유행성이 없어 좋아하지 않는다” “그저 일반적”이라는 평이 많았다.
주제곡 ‘너와 나’는 당초 중국 국기가 입장할 때 사용하기 위해 작곡했지만 장이머우 감독이 듣고 주제곡으로 바꿨다고 한다. 이 곡은 민족을 강조하기 위해 궁상각치우의 5음계만을 사용했다.
베이징=이헌진 기자 mungchii@donga.com
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