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가 제공하는 주목도는 반갑지만 ‘내실(정책) 없이 겉만 번드레한 정치인’이란 부정적 이미지를 심각히 경계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오바마 의원과 패리스 힐턴,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이미지를 교차시키면서 “그는 세계 최대의 유명인이다. 그러나 (나라를) 이끌 준비가 되어 있는가?”라고 비꼰 존 매케인 상원의원 측의 최근 TV 광고는 이미 두 후보 간 지지율 격차를 좁히는 데 상당히 기여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더구나 미국의 보수계층, 농촌 주민들에게 할리우드는 ‘경멸해 마지않는 리버럴 가치의 온상’처럼 여겨진다.
그럼에도 25일부터 덴버에서 열리는 민주당 전당대회에는 유례없이 많은 스타가 참가해 오바마 지지를 연호할 예정이다.
선데이텔레그래프 등이 보도한 전당대회 참가 예정 유명인 명단은 화려하다.
최근 오바마 지지 동영상을 촬영한 여배우 귀네스 팰트로를 비롯해 마돈나, 쿠엔틴 타란티노, 스파이크 리, 워런 비티, 수전 서랜던, 포리스트 휘터커, 마이클 더글러스, 캐서린 제타존스….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도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 윈프리 측은 확인을 거부하고 있지만 덴버 지역 신문인 로키마운틴뉴스는 윈프리가 전당대회 기간에 맞춰 덴버 시내의 고급 주택을 5만 달러를 주고 일주일간 빌렸다고 보도했다.
윈프리는 지난해 12월 8일 아이오와 주에서 2만여 청중을 끌어 모으며 오바마 지지 유세를 한 것을 시작으로 본격 지원에 나섰다. ‘힐러리 대세론’에 짓눌려 있던 오바마 의원의 지지율이 급상승하기 시작한 것도 그 즈음부터였다.
1920년 이래 미 대선에서 유명인의 지지가 미친 영향을 분석한 메릴랜드대 경제학자 티머시 무어 교수는 뉴욕타임스와의 e메일 인터뷰에서 “윈프리의 지원이 경선 당시 101만5000표를 더 모아준 효과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 계산은 지역별 오프라 매거진 판매량과 득표율 분석 등을 통해 나왔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