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그루지야 전쟁 5일째인 12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그루지야에서의 군사작전 종료를 명령해 전쟁이 중대한 전환점을 맞았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이날 군 수뇌부와의 회의에서 “남오세티야와 러시아 평화유지군의 안전이 회복됐고 목적이 달성됐기 때문에 군사작전 종료를 결정했다”고 말했다고 인테르팍스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따라 프랑스를 중심으로 한 중재 노력이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유럽연합(EU) 의장국인 프랑스의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날 모스크바를 방문해 메드베데프 대통령을 만나 중재 방안을 논의했다. 이어 그루지야의 수도 트빌리시를 방문해 미하일 사카슈빌리 그루지야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실제로 종전이 이뤄질지는 속단하기 이르다.
그루지야 대통령실 대변인은 “종전 명령 이후에도 러시아군은 그루지야 마을 세 곳을 폭격했다”고 주장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도 그루지야가 적대 행위를 재개할 경우 바로 대응하라고 지시해 여운을 남겼다.
이에 앞서 11, 12일 러시아군은 그루지야 서부 세나키 시의 군 기지를 파괴하고 압하지야 인근 그루지야 영토인 주그디디의 경찰서를 공격했다. 흑해 연안 도시 포티에도 정찰 병력을 보냈다.
그루지야 측은 러시아가 교통요지인 고리 시를 공습했다고 주장했다.
사카슈빌리 대통령은 11일 “러시아군이 그루지야 영토를 상당 부분 점령했다”며 “특히 그루지야 동서를 잇는 고속도로를 러시아군이 점령해 나라가 두 동강났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러시아가 주도하고 있는 독립국가연합(CIS)에서 탈퇴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AFP통신은 12일 “고리 시에 폭탄이 떨어져 사상자가 발생했고 대학 건물이 불탔다”며 “그루지야의 수도 트빌리시 중심부에서도 폭발음이 들렸다”고 전했다. 고리 시에서는 공습 때문에 독일 RTL방송의 카메라 기자 등 2명 이상의 기자가 목숨을 잃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12일 기자회견에서 “러시아는 그루지야 지도부를 신뢰하지 않고 있다”며 “사카슈빌리 대통령이 스스로 물러난다면 그것이 최선”이라며 그루지야 지도부를 압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