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컨 vs 매케이노크라트

  • 입력 2008년 8월 15일 02시 56분


양측 모두 13%로 대등… 美대선 승부 가를 핵심 변수로

2000년과 2004년 대통령 선거는 미국을 ‘레드 스테이트’(공화당 지지 주)와 ‘블루 스테이트’(민주당 지지 주)로 정확히 양분했다.

두 차례 대선의 평균 지지율 역시 공화당 49.3%, 민주당 48.3%로 우열을 가리기 힘든 백중세였다.

하지만 최근 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 유권자 4명 중 1명은 스스로를 ‘스윙 보터(부동층)’라고 규정했다. 8년 만에 처음으로 양극화된 투표 양태 대신 초당적 투표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말이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미국 언론들은 2008년 대선의 승부를 가릴 결정적인 변수로 ‘오바마컨’(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공화당원)과 ‘매케이노크라트’(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를 지지하는 민주당원)의 표심을 지목했다.

스윙 보터를 의식해서인지 매케인 후보는 “나는 26년간 의정활동 내내 당적을 초월해 미국의 국익을 위해 봉사해 왔다”고 강조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대선 후보를 자임하는 오바마 후보 역시 통합의 메시지를 던지며 “당적이나 피부색, 종교나 신념 따위는 이제 중요하지 않다”는 주장을 펼친다.

ABC에 따르면 민주당원 중 13%는 11월 대선에서 매케인 후보에게 투표할 예정이고, 13%의 공화당원 역시 매케인 후보보다는 오바마 후보를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오바마컨의 활동도 강화되고 있다. 이들은 ‘오바마 후보를 지지하는 공화당원’(RepublicansforObama.org)이라는 웹사이트를 발족했다.

특히 공화당의 제임스 리치(아이오와) 전 하원의원, 링컨 차피(로드아일랜드) 전 상원의원과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핵심 자금 모금책이었던 리타 하우저 씨 등 3명은 대표 오바마컨을 자임하고 나섰다.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승리로 이끌었던 공화당 출신인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전 대통령의 손녀,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국방부 차관보를 지낸 로렌스 코브 씨 등도 두드러진 활동을 보이고 있는 오바마컨이다.

1호 매케이노크라트로 불리는 조 리버먼(코네티컷) 상원의원도 열정적 활동을 보이고 있다. 그는 최근 아예 민주당적을 던져 버리고 매케인 후보의 외교안보 자문역을 맡고 있다. 특히 그가 중심이 된 ‘매케인을 위한 시민’은 선거자금 모금과 매케인 후보의 메시지 전파 등 매케인 대통령 만들기의 전위조직 역할을 마다하지 않고 있다.

흥미로운 대목은 매케이노크라트 중에는 민주당 경선에서 접전을 벌였던 힐리리 클린턴 상원의원의 지지자가 많다는 것.

이들은 “우리는 오바마 후보의 급진좌파적 성향을 고려할 때 매케인 후보가 더 안전한 선택인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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