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14일 폴란드 TV에 출연해 “미국의 MD 계획 중 하나인 미사일 기지 설치에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국의 동유럽 MD는 이란이나 북한에서 쏜 미사일을 레이더로 탐지해 공중에서 요격하는 무기체제다. 러시아는 이 MD가 자국 안보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반대해 왔으며 폴란드도 러시아의 반발로 최종 합의를 미뤄왔다.
폴란드의 MD 합의로 미국과 러시아의 대립관계는 더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은 뱌체슬라프 포포프 전 북해 함대사령관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가 응분의 대응을 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외교 소식통들은 “폴란드가 미국의 MD기지를 수용하는 대가로 패트리엇 미사일 등 200억 달러에 이르는 군사지원 패키지와 상호 안보조약 체결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요격 미사일 10기로 구성된 폴란드 MD기지는 의회 승인을 거쳐 발트 해 연안에 설치되며 2012년부터 기지 운영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앞서 미국과 체코는 지난달 8일 폴란드 MD기지에 미사일 요격 정보를 전달하는 레이더 기지를 체코에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동유럽 MD에 대한 각국 정부 차원의 합의가 완료됨에 따라 러시아도 구체적 대응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는 동유럽 MD를 강행할 경우 미사일 부대를 유럽 인접지역으로 전진 배치하고 우주궤도 미사일로 MD에 대응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러시아는 이를 위해 폴란드 인접국인 벨로루시와 미사일기지 협상을 벌이고 있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맺은 중·단거리 미사일 폐기협정 등 각종 조약을 철회하거나 후속 협상을 미루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모스크바=정위용 특파원 viyon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