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수이볜 딸, 민진당 거물급들 폭로

  • 입력 2008년 8월 20일 02시 59분


“아버지 돈 안받은 정치인 누가 있나”

천수이볜(陳水扁) 전 대만 총통의 해외 비밀계좌 정치자금 파문이 민진당으로 확산되고 있다.

천 전 총통의 딸 천싱위(陳幸여·사진) 씨는 18일 셰창팅(謝長廷) 쑤전창(蘇貞昌) 전 행정원장과 천쥐(陳鞠) 현 가오슝(高雄) 시장 등 고위 인사 이름을 거론하며 이들이 천 전 총통의 정치자금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롄허(聯合)보 등의 보도에 따르면 천 씨는 이날 오전 자신의 치과에 출근하기 위해 집을 나서다 기자들의 질문공세를 받자 “아버지에게 금전적 도움을 받았던 민진당 사람들이 지금은 오히려 청렴한 척한다”며 “돈 받지 않은 사람이 누가 있느냐”고 목청을 높였다.

셰, 쑤 전 행정원장은 3월 대선에서 민진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서 셰 전 행정원장이 뽑혔으나 마잉주(馬英九) 총통에게 졌다.

천 씨는 “민진당이 독립을 외치는데 돈 없이 선거할 수 있느냐”며 “아버지는 말하지 말라고 하지만 이렇게 억울하게 죽을 순 없다”고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그는 천 전 총통이 왜 남의 해외 계좌에 돈을 보관했느냐는 질문에는 “자기 이름으로 보관하는 것이 가능하냐, 당신들은 다른 사람의 이름을 빌려 예금한 적 없느냐”고 말했다.

민진당 일부에서는 가족의 축재 사건에 민진당을 끌어들이려는 의도라는 반응이 나왔다.

하지만 천 전 총통이 민진당 주석 시절 당 재정을 맡았던 커젠밍(柯建銘) 입법원 의원은 “당이 어려울 때 천 전 총통이 모금을 도왔다”며 “그(천싱위)가 한 말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두 명의 전직 행정원장은 “절대 천 전 총통 명의의 돈을 받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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