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당시 헝가리 군에 복무하면서 유대인 청년을 고문해 살해한 뒤 호주로 건너간 혐의를 받고 있는 나치 전범이 헝가리로 송환돼 재판을 받게 됐다고 헝가리 MTI통신이 20일 보도했다.
이 통신은 나치 전범 찰스 젠타이(86·사진) 씨에 대한 헝가리 정부의 본국 신병 인도 요청을 호주 법원이 받아들여 젠타이 씨를 송환하기 위해 수감했다고 전했다. 법원은 “젠타이 씨의 본국 송환은 호주와 헝가리 간 범죄인 인도 협약에 따른 것”이라고 덧붙였다.
젠타이 씨의 헝가리 송환이 최종적으로 결정되면 호주 시민권을 지닌 전범 가운데 외국으로 송환되는 첫 번째 사례가 된다고 통신은 전했다.
젠타이 씨는 1944년 헝가리 군 준위로 있으면서 동료 2명과 함께 부다페스트에서 유대인 페테르 발라스(당시 18세) 씨를 고문해 살해한 뒤 다뉴브 강에 유기한 혐의를 받고 있다.
동료 2명은 1940년대에 체포됐지만 젠타이 씨는 독일을 거쳐 1950년 호주로 이민해 신분을 속인 채 살아왔으며 ‘체포되지 않은 10대 전범’ 명단에 올라 헝가리 정부의 추적을 받아왔다.
젠타이 씨는 “발라스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부다페스트를 떠났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