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맡으면 내마음 편하다” 毛 후계 올라
1980년 개혁노선 鄧小平에 권력 빼앗겨
화궈펑(華國鋒) 전 중국 공산당 주석이 20일 사망했다. 향년 87세.
중국 CCTV는 이날 화 전 주석이 질병으로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성명에서 화궈펑이 이날 낮 12시 50분 병환으로 숨졌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질병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화 전 주석의 사망으로 중국 현대사에서 문화혁명기 ‘극좌파 시대’의 인물이 모두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그는 1980년대 초 권력을 잃고 물러났지만 ‘개혁개방 이전 인물’로 남아 있다.
그는 2002년까지 중국 공산당의 중앙위원을 맡는 등 후임자들의 배려 속에 비교적 평화롭게 정치인생을 이어갔다. 이후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지난해 10월 제17차 당 대회에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화 전 주석은 마오쩌둥이 사망한 후 예젠잉(葉劍英) 등과 함께 마오쩌둥의 부인이던 장칭(江靑) 등 4인방의 체포에 동의해 문화혁명 세력을 중국 역사에서 밀어내고 개혁개방의 시대를 여는 데 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있다.
하지만 화 전 주석이 4인방의 체포에 얼마나 적극적이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다. 이는 집권 후 덩샤오핑 등의 개혁개방파와 노선을 둘러싸고 권력투쟁을 벌인 것과도 관련이 있다.
이 때문에 문화혁명식 극좌파 노선을 추구하다 덩샤오핑 등에게 패했다는 지적도 많다. 그는 또 후계자에 오르기 전까지는 4인방과 함께 마오쩌둥을 면담하기도 하는 등 4인방과도 관련이 없지 않았다는 분석이 있다.
그는 1921년 산시(山西) 성 자오청(交城)에서 출생했다. 1938년 항일 게릴라전에 참가하면서 공산당에 입당했다. 이후 마오쩌둥의 고향인 후난(湖南) 성에서 당 서기로 오랫동안 근무한 점 등이 밑받침이 돼 마오쩌둥에게 발탁돼 중앙정계로 진출했다.
1971년 한때 마오쩌둥의 후계자로 불렸던 린뱌오(林彪)사건을 조사하는 책임을 맡았고 1973년 전격적으로 정치국원에 발탁됐다. 중국 내에서 그다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화 전 주석은 1976년 마오쩌둥이 병석에서 ‘네가 맡으면 내가 마음이 편하다(니辦事 我放心)’고 쓴 밀지 한 장으로 중국의 최고 통치권자가 됐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이헌진 기자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