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정가 때아닌 사투리 ‘야카마시이’ 논쟁

  • 입력 2008년 8월 22일 03시 00분


오타 농수상 ‘소비자 경시’ 발언 발단… 총리 나서 ‘불끄기’

일본 정가에 때 아닌 사투리 논쟁이 일고 있다.

발단은 오타 세이이치(太田誠一·62) 농림수산상이 10일 NHK의 프로그램에 출연해 식품 안전대책을 설명하면서 “소비자들이 ‘야카마시이(やかましい·성가시다)’하니 철저히 해야 한다”고 말한 데서 시작됐다.

즉각 여야를 막론하고 “소비자를 경시하는 발언”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오타 농수상은 “일본은 소비자가 정당한 권리를 주장하는 민주주의 국가라는 뜻”이라고 해명했다.

이후 파문은 진정되는 듯했다. 그런데 19일 오타 농수상과 같은 후쿠오카(福岡) 출신인 아소 다로(麻生太郞) 자민당 간사장이 “‘야카마시이’는 규슈(九州) 일대에서는 ‘그 방면을 잘 아는 프로’란 뜻으로 쓰인다”고 거들고 나서면서 다시 도마에 올랐다.

앞서 발언의 부적절성을 비판했던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소비자담당상은 20일 “명색이 장관이라면 일본 전국에서 모두가 알아들을 수 있는 일본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오타 농수상은 물론이고 그를 옹호한 아소 간사장에게도 불쾌감을 표시했다.

노다 소비자담당상은 일본에서 장래 여성총리 후보 1호로 꼽혀온 실력자. 이런 그가 ‘포스트 후쿠다’ 1위로 꼽히는 아소 간사장에게 펀치를 날리는 형국이 됐다.

역시 후쿠오카 출신인 후쿠시마 미즈호(福島瑞穗) 사민당수도 “규슈에서도 그 단어는 ‘성가시다’라는 뜻”이라며 “방언을 핑계로 책임을 회피해서는 안 된다”고 비난했다.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총리는 이 같은 소동에 대해 이날 기자들에게 “정치가는 발언을 주의 깊게 해야 할 책무가 있다. 나도 주의할 테니 여러분도 주의해달라”고 말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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