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보름동안 해상훈련 예정… 충돌 가능성도
그루지야 전쟁 여파로 흑해 해역에서 서방과 러시아 해군 간 세력 대결이 확대되고 있다.
그루지야 전쟁 이후 러시아군의 철수가 본격 시작된 22일 러시아 군함 대부분은 그루지야 항구인 수후미 바투미 항구에서 흑해함대 기지인 세바스토폴 항구(우크라이나 영토)로 이동했다.
러시아 흑해함대는 이번 전쟁에서 함포 사격으로 그루지야 지상군의 보급로와 무기고를 초토화했다. 항구에 남아 있던 100t 미만의 그루지야 소형함정까지 파괴한 부대도 러시아 흑해함대다.
러시아 국영 TV들은 23일 러시아 함정들이 함대지 미사일을 잔뜩 장착하고 그루지야 연안에서 우크라이나 해역으로 돌아오는 장면을 방영했다.
하지만 같은 날 아나톨리 노고비친 러시아 총참모부 부사령관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의 군함들이 구호물자 수송을 핑계로 터키 보스포루스 해협을 거쳐 흑해로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다”고 비난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날까지 흑해에 진입한 서방 함정들은 미국 독일 스페인 폴란드 해군이 보유한 순양함이다. 이들 함정은 불가리아와 루마니아 연안에서 이달 26일부터 9월 10일까지 합동 해상 훈련을 할 예정이다.
또 미 해군은 구축함 ‘맥펄’에 그루지야 구호물자 수송 임무를 맡겨 흑해에 진입하는 서방 군함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군사 전문가들은 나토군과 러시아 해군이 그루지야 연안에서 세 대결을 벌이거나 충돌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러시아군은 이미 “앞으로도 흑해함대가 그루지야 포티 항구 일대를 순찰할 것”이라고 밝힌 상황이다. 흑해 서쪽에서 훈련 중인 나토 함정들은 언제라도 뱃머리를 그루지야로 돌릴 수 있다.
러시아는 소치 시와 인접한 그루지야 분쟁지역 압하지야의 독립을 인정하고 이곳에 주둔하는 러시아 평화유지군도 늘릴 계획이라고 러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23일 보도했다.
모스크바 주재 외국 대사관의 한 무관은 “러시아와 그루지야가 휴전 절차를 밟고 있지만, 분쟁이 또다시 격화하면 나토와 러시아 해군이 흑해에서 곧바로 충돌할지도 모르는 일촉즉발의 위기 국면”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