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현지 시간)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의 마나스 국제공항을 떠나 이란으로 가던 보잉 737 여객기가 이륙 직후 추락했다. 이 사고로 승객과 승무원 등 탑승객 90명 가운데 68명이 숨졌다고 DPA통신이 보도했다.
같은 날 오전 과테말라 과테말라시티에서 동쪽으로 96km 떨어진 상공에서도 경비행기 1대가 추락해 최소 10명이 숨지고 4명이 부상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희생자는 없었지만 아찔한 불시착 사고를 낸 항공기도 있었다. 스페인의 스팬에어 MD-82 여객기는 24일 바르셀로나 공항을 이륙한 직후 기술적인 문제로 말라가 공항에 불시착했다고 스페인 항공 당국이 밝혔다. 이날 불시착 사고는 스팬에어의 똑같은 기종 여객기가 마드리드 바라하스 공항에서 이륙 직후 추락해 154명이 숨지는 대형 참사를 낸 지 나흘 만에 발생했다.
또 24일 오후 러시아 사라토프에서 승객 28명을 태운 야크-40기가 모스크바로 가다가 이륙 직후 회항하는 소동이 벌어졌다고 인테르팍스통신이 보도했다.
항공 전문가들은 탑승 항공기를 선택할 때 안전 문제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키르기스스탄에서 사고를 낸 항공기는 키르기스스탄의 이테크 에어가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테크 에어는 항공기 안전의무 소홀로 지난달 24일 발표된 유럽연합(EU) 역내 취항 금지 항공사 리스트에 올라가기도 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 모스크바 지부에서 일하는 한 직원은 “항공기 안전점검 후진국일수록 여름철 정비에 소홀할 가능성이 크다”며 “여행 일정을 짤 때 노후 항공기를 운용하는 저가 항공사는 배제하고, 항공기 안전점검 후진국인 곳에선 국내선 이용을 가급적 피하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항공기 안전 문제에 불안을 느끼는 지역에서 항공기 대신 철도와 버스를 선택하는 여행객도 늘어나고 있다. 모스크바를 방문한 한 독일인은 “러시아에서 긴급한 출장이 아니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철도를 이용하라는 회사의 지시를 받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