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연정 끝내 붕괴

  • 입력 2008년 8월 26일 02시 56분


무슬림리그, 무샤라프 사임 일주일만에 탈퇴 선언

‘독재자’ 축출을 기치로 뭉쳤던 파키스탄 집권연정이 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이 사임한 지 일주일 만에 끝내 붕괴됐다.

파키스탄인민당(PPP)과 함께 집권연정의 양대 축을 이뤘던 파키스탄무슬림리그(PML-N)는 25일 연정 탈퇴를 공식 발표했다.

PML-N을 이끄는 나와즈 샤리프 전 총리는 이날 이 같은 사실을 발표하면서 내달 6일 치르는 대선에 전직 판사인 사에드 우즈 자만 시디키 씨를 후보로 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파키스탄의 정치적 불안은 당분간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양당은 지난해 11월 국가 비상사태 선포 이후 축출됐던 판사들의 복직 문제, 대선후보 결정, 무샤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처리 문제 등에서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해 암살된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남편인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PPP 당의장은 대선후보를 합의 추대키로 한 PML-N과의 약속을 어기고 자신이 직접 대선후보로 나섰다.

또 자르다리 의장은 축출된 판사들의 즉각적인 복직을 요구하는 샤리프 전 총리의 요구에도 미온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자르다리 의장은 부토 집권 시절 빈번히 부패 스캔들에 휘말렸고 무샤라프 전 대통령 시절에는 유죄 판결을 받기도 했지만 이후 무샤라프 전 대통령과의 타협을 통해 사면을 받았다. 자르다리 의장은 판사들 특히 이프티카르 초드리 전 대법원장이 복직되면 자신의 부패혐의에 대한 사면이 번복될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무샤라프 전 대통령 처리에 있어서도 자르다리 의장은 관용을 주장하는 반면 샤리프 전 총리는 형사 처벌을 원하고 있다.

한편 외신들은 PPP가 집권 유지를 위한 충분한 지지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이변이 없는 한 자르다리 의장이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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