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숲 찾아 소나무 식수
한국을 국빈 방문한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방한 이틀째인 26일 이명박 대통령과 함께 서울 성동구 서울숲에서 기념 식수행사를 가졌다.
이어 후 주석은 김형오 국회의장, 한승수 국무총리를 만나 각 분야 협력을 다짐했다. 또 한국 기업인들과 점심 식사를 함께하며 중국 투자를 당부하는 등 세일즈 외교를 펼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오후 1박 2일간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다음 방문국인 타지키스탄으로 떠났다.
○ “짧은 기간에 많은 것 느꼈다”
서울숲은 이 대통령이 서울시장 때 지어진 도심 공원. 서울숲 방문이 중국 측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알려지면서 ‘대도시 대기오염이 심각한 중국이 한국의 환경정책을 벤치마킹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후 주석은 기념행사에서 “중국에는 ‘나무를 키우는 데는 10년, 사람을 키우는 데는 100년이 걸린다’는 말이 있다”며 “오늘 심은 친선의 나무는 반드시 무성하게 잘 자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회에서 김 국회의장을 만나 “중국과 한국의 관계는 양측의 노력으로 발전해왔고 두 나라 국민에게 안정과 평화를 가져왔다”며 “이 과정에서 양국의 입법기관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김 의장은 “베이징 올림픽을 성공으로 이끈 중국 국민과 후 주석의 영도력에 축하를 드린다. 세계적 지도자로서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화답했다.
후 주석은 또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한 국무총리를 만나 최근 국제유가 가격 상승과 세계 경제상황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국제에너지의 공동구매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 기업 역할 강조하며 세일즈 외교
후 주석은 이날 신라호텔에서 경제4단체 주최로 열린 오찬간담회에 참석해 한국 재계 인사들을 만났다.
이날 간담회에는 이희범 한국무역협회 회장,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과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 허동수 GS칼텍스 회장, 이구택 포스코 회장 등 기업인 200여 명이 참석했다.
후 주석은 이 자리에서 기업인의 활동을 강조하며 참석자들에게 “중국 정부가 편의를 제공할 테니 중국 중서부, 동부지역의 인프라 건설에 적극 참여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실력 있는 중국 기업들의 한국 투자를 지원할 테니 한국 정부가 좋은 환경을 제공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후 주석은 이날 강연에서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 대표팀이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을 축하한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참석자들은 ‘파이팅’에 해당하는 중국어 ‘자유(加油)’를 건배 구호로 외치기도 했다.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이승헌 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