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드 인 스위스’ 함부로 쓰지 마!

  • 입력 2008년 8월 27일 02시 56분


‘부품 60% 스위스산으로’명품 시계업체 의회 로비

‘메이드 인 스위스(made in Swiss).’

스위스산(産)이라는 사실은 시계 한 개 가격이 1만 스위스프랑(약 9900만 원)까지 올라가도록 해주는 주요한 힘이다. 이 국가 브랜드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스위스 명품 시계 업체들이 관련 규정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6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명품 시계 ‘피아제’를 보유한 리치몬트그룹과 스와치, 롤렉스는 스위스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기준선을 높이기 위해 의회에 로비를 벌이고 있다.

현재는 시계 구동장치의 50%만 스위스 제품을 쓰면 스위스산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시계 작동을 좌우하는 구동장치가 시계 전체 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 안팎에 지나지 않아 큰 의미가 없다는 것이 이들 업체의 주장이다.

이들 업계는 의회에 스위스산 시계로 인정받기 위해선 시계 전체 가치에서 60% 이상이 스위스에서 만들어져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니콜라스 하예크 스와치그룹 최고경영자(CEO)는 “일부만 스위스 부품을 사용한 시계가 스위스제로 판매되는 것은 상표도 없는 차에 값비싼 스위스제 시트를 장착한 뒤 스위스산 자동차로 파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중소 시계업체들은 이런 규정 변경이 생산가격을 높여 상당수 업체를 시장에서 퇴출해 결과적으로 스위스 일자리에도 타격을 주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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