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매출도 평균 이하
금융부문이 가장 취약
미국 경제전문지 포천이 선정한 ‘2008 글로벌 500대 기업’에 포함된 한국의 대표기업 15개사가 자산, 매출, 순이익, 종업원 수에서 모두 500대 기업의 평균치에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금융 부문이 취약해 한국 금융회사의 평균매출은 전체 금융회사(121개사) 평균의 절반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27일 작성한 ‘포천 선정 글로벌 500대 기업 현황 분석’ 자료에서 이같이 밝히고 “올해 500대 기업에 새로 진입한 한국의 3개 회사도 실적 호전보다 회계처리 방식 변경이나 인수합병(M&A) 결과로 매출이 많아진 경우였다”고 설명했다.
3개 회사는 올해부터 전 계열사의 매출액을 합산한 지주회사인 GS홀딩스, LG카드 매출액을 추가로 합산한 신한금융지주, 경남은행 등 지주회사 내 계열사 매출을 합친 우리금융지주라고 전경련 측은 설명했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전경련 자료에 따르면 500대 기업에 포함된 한국 기업 15개사의 평균 자산은 961억8200만 달러(약 104조8384억 원)로 500대 기업 평균 자산(2100억7800만 달러)의 45.8%에 그쳤다.
한국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22억2000만 달러)은 500대 평균(34억9900만 달러)의 63.4%, 평균 종업원 수(4만4966명)도 500대 평균(10만9965명)의 40.9%에 머물렀다. 한국 기업의 평균 영업이익률도 5.4%에 머물러 500대 평균(7.3%)보다 1.9%포인트 낮았다.
한국 기업의 평균 매출(414억600만 달러)은 500대 평균(472억3600만 달러)의 87.7%로 상대적으로 선전(善戰)했다. 특히 삼성전자 LG 현대자동차 포스코 현대중공업 등 제조업 중심의 비(非)금융회사 11개사의 평균 매출(468억 달러)은 같은 부문 전체 평균(458억 달러)보다 10억 달러 많았다.
그러나 500대 기업에 포함된 한국 금융회사 4곳의 평균 매출(266억 달러)은 금융 부문 평균(518억 달러)의 51.4%에 불과했다.
한편 2000년과 2008년의 500대 기업을 비교하면 한국은 12개에서 15개로 3개 늘어나는 데 그친 반면 중국은 12개에서 30개로 18개나 증가했고 인도도 1개에서 7개로 늘었다.
은현철 전경련 경제정책팀 연구원은 “2008년 500대 기업 중 최하위 기업의 매출액은 166억 달러인데 한국 기업 중 100억∼150억 달러 수준의 매출을 보이는 기업은 현재 5개 정도에 불과한 실정”이라며 “추가로 500대 기업에 들 한국 기업이 별로 없다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