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위성에도 콘텐츠 제공… TV이탈 젊은층 포용
《정보통신기술의 발달과 생활 스타일의 변화. 돈도 지식의 흐름도 이에 따라 변해간다. 한 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미디어 재편의 시대, 신문과 방송이 살아남는 길은 뭘까. 일본 유수의 신문인 아사히신문과 제휴사인 TV아사히는 이를 신문과 방송, 정보통신기술이 융합된 미디어그룹에서 찾으려 하고 있다. 이들의 새로운 시도를 기미와다 마사오(君和田正夫·67) TV아사히 사장에게서 들어봤다. 인터뷰는 28일 TV아사히 11층 응접실에서 이뤄졌다.》
―TV아사히와 아사히신문은 6월 서로의 주식을 교차 소유하고 제휴관계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게다가 정보통신기술 기업과도 협력해 뉴스 방송 등의 24시간 배급체제를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어떤 청사진을 그리고 있나.
“청사진은 이중구조다. 우선 ‘아사히’라는 이름 아래 느슨하게 협력하던 기존 매체 간의 긴밀한 제휴 방안을 찾는 것이고 또 하나는 정보통신기업 등 제3자를 끼워넣어 새로운 발신 방법을 찾는 것이다. 신문과 방송만으로는 미래 미디어로서 큰 희망을 품기 어렵기 때문이다. 아사히신문과는 6월에 제휴추진위를 구성하고 그 밑에 크게 네 가지, 즉 △지면과 방송의 연대 방안 △같은 방송을 TV나 인터넷 등 복수의 매체에서 발신하는 크로스 미디어 전략 △TV 영업과 신문광고의 협력 △인사 교류 및 연수에 관한 실무그룹을 만들었다. 각기 깊숙한 제휴관계를 타진하고 있고, 의외로 단기간에 결론이 날 수 있다.”
―구체적으로는….
“지면과 방송의 연대는 이미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인해전술’이 필요한 선거보도가 좋은 예다. TV아사히 보도국 기자는 260여 명인데 아사히신문의 전국 취재망은 2500여 명이다. 잘 활용하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기사를 발신하는 방법도 TV 속보와 인터넷 속보, 신문의 보도와 해설을 연계할 수 있다. 또 아사히신문의 기획물 중에는 기사보다 영상이 어울리는 것도 있다. TV가 같이 기획 취재한다면 지상파뿐 아니라 위성방송, 휴대전화TV, DVD 판매 등 활용 방법을 넓힐 수 있다. 이 밖에 매체별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재미있는 기획들을 찾고 있다.”
―정보통신 매체와의 관계는 어찌 되나.
“뉴스 등 콘텐츠가 24시간 흐르는 시대가 됐다. 앞으로는 지상파만이 아니고 휴대전화, 고속대용량 통신(브로드밴드), 위성방송 등 동원할 수 있는 도구를 총동원해 콘텐츠를 발신하는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이는 영업이나 광고하고도 직결된다. 제휴 대상인 정보통신회사는 가을경에는 발표할 수 있을 것 같다.”
―사원 교류 등의 진척은….
“실은 이게 가장 중요하다. 지금까지 신문과 방송은 완전히 다른 문화권이었다. 신입사원 시절부터 연수를 함께하고 상대에 대해 어느 정도 알아야 한다. 5년, 10년이 걸리는 프로젝트지만 가장 중요하다. 우선 올해부터 대학생 대상 회사설명회를 아사히신문과 TV아사히가 공동으로 연다. 사내 공동연수도 이미 시작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TV는 완만한 쇠퇴기에 들어갔다”고 말해왔다. 방송의 위기감이 그 정도인가.
“아사히신문에서 일하면서 20여 년 전부터 ‘젊은이의 활자 이탈’을 논해왔다. 그때 겪었던 것과 똑같은 일이 TV에서 벌어진다. 젊은이들은 TV 대신 인터넷이나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고 있다. 시청률이 떨어지고, 방송의 광고 수입도 올해까지 4년 연속 줄고 있다.”
―요즘 TV가 재미없다는 말도 있다.
“어느 채널이나 비슷한 버라이어티 쇼에 퀴즈 방송이니 당연하다. 방송국 책임도 있다. 이제는 광고주들조차 이런 프로그램에서 떠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반대로 ‘환경 프로젝트’ 같은 딱딱한 프로그램에 고급 광고주가 몰려든다는 점이다. 시대의 바람이 변한 거다. 방송은 이를 정면에서 맞아들여야 한다. TV아사히는 정보 및 보도 프로그램이 24시간 중 10시간을 차지한다. 이런 특징을 살려갈 생각이다.”
―세계미래학회에서 2025년이면 매스미디어 시대는 끝나고 1인 미디어 시대가 열릴 거라고 예측했는데….
“인간이란 아무리 자기가 좋아하는 정보를 추구하더라도 남이 뭘 생각하고 어떻게 사는지 알고 싶어 한다. 다만 매스미디어건, 정보통신이건, 개인 미디어건 모두 약점이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도 큰 미디어 그룹을 통해 ‘윈윈’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싶다.”
○ 기미와다 마사오
△1941년 출생 △1964년 와세다대 제1상학부 졸업 △1964∼2005년 아사히신문사 입사 뒤 서부본사 편집국장, 대표이사 전무(편집담당) 등 역임 △2005년 6월∼현재 TV아사히 대표이사 사장(현재 아사히방송 이사, 도에이·東映 사외이사)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