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앞서 루이지애나와 텍사스 주 등을 중심으로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인 200만 명이 긴급 대피했다.
특히 3년 전 1600여 명의 사망자를 냈던 허리케인 카트리나로 도시의 80%가 물에 잠겼던 뉴올리언스는 구스타프 상륙을 앞두고 대부분의 시민이 도시를 빠져나가 ‘유령 도시’로 바뀌었다.
한편 구스타프는 상륙을 앞두고 2등급 허리케인으로 세력이 약화됐지만 뉴올리언스 시 당국과 경찰은 3년 전의 악몽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긴장의 끈을 늦추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병을 앓고 있던 환자 3명이 대피과정에서 숨진 것으로 보인다고 AFP통신이 1일 보도했다.
○미 역사상 최대의 대피행렬
레이 네이긴 뉴올리언스 시장은 지난달 31일 강제 대피령을 발동하는 한편 구스타프가 도시를 통과할 때까지 ‘일몰 후 통행금지’ 조치를 취했다. 경찰은 가가호호 방문하면서 대피하지 않은 시민들에게 “대피령에 응하지 않는 사람들에겐 피난처도 제공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강제 대피령에 따라 인구가 23만9000여 명인 뉴올리언스는 대부분의 시민이 대피하면서 1만 명 정도만 남아 있는 상태다. 텅 빈 도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약탈행위를 막기 위해 주방위군 1200여 명은 순찰을 강화했다.
이번 구스타프의 영향권에는 루이지애나에서부터 텍사스, 앨라배마, 플로리다 주까지 들어 있다. 이들 지역에는 1100만 명 이상의 주민이 살고 있다.
루이지애나 주 해안지역 주민의 90%가 대피하는 등 200만 명이 대피하면서 뉴올리언스 등 주요 도시를 통과하는 고속도로의 정체가 계속되고 있다. 상점과 음식점, 호텔 등은 모두 문을 닫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편 뉴올리언스 등에 거주하는 한인들은 대부분 인근 애틀랜타나 휴스턴 등지로 대피했다.
남준호 뉴올리언스 한인회장은 지난달 31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강제 대피령이 내려지면서 뉴올리언스에 사는 1500여 명의 한인은 31일 저녁까지 일부 개인 사정으로 남아 있는 경우를 빼고는 거의 대피했다”고 전했다.
구스타프 영향권에 든 지역을 관할하는 휴스턴 총영사관도 주말인 지난달 30일부터 전원 비상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3년 전과 달라진 미국 정부 대응
카트리나 참사 때 늑장 대처로 비판을 받았던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이번에는 발 빠르게 대응했다. 그는 1일 예정된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 계획을 취소하고 현지를 방문해 구조대피상황을 점검했다. 마이클 처토프 국토안보부 장관은 피해 예상지역에서 재해대책을 직접 진두지휘할 계획이다.
루이지애나 주와 뉴올리언스 시 당국은 카트리나 참사 때 자동차가 없었던 서민층의 피해가 컸던 점을 감안해 긴급 버스와 열차 등을 투입해 대피를 독려했다.
한편 뉴올리언스는 여전히 제방 범람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태다. 자연재해 피해 예측·조사업체인 ‘리스크매니지먼트솔루션(RMS)’의 분석가인 크리스티네 지만 씨는 1일 “구스타프가 4등급 이상이 되면 높은 파도가 제방을 덮쳐 범람할 수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 만의 정유시설들에선 인력이 대부분 철수했다. 구스타프가 방향을 서쪽으로 조금 더 틀면 정유시설들에 20억∼70억 달러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