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사진) 일본 총리가 1일 전격 사임 의사를 밝혔다. 후쿠다 총리는 이날 밤 총리관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달 12일 소집될 임시국회를 앞두고 새 진용으로 정책 실현을 도모해야 한다고 생각해 총리직을 사임하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후쿠다 총리는 전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갑작스러운 사임으로 지난해 9월 26일 취임한 뒤 만 1년을 못 채운 채 총리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후쿠다 총리는 이날 방재의 날 행사에 참석하는 등 일정을 예정대로 수행한 뒤 저녁에 아소 다로(麻生太郞) 간사장, 마치무라 노부타카(町村信孝) 관방장관과 만나 사임 의사를 전하고 향후 대책 등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민당은 향후 총재선거를 거쳐 선출된 새 총재를 총리로 임명하게 된다. 후임 총리에는 아소 간사장이 가장 유력시되고 있다.
일본 정가에서는 후쿠다 총리의 전격 사임으로 지난해 참의원 선거 이래 물밑에서 거론돼 온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가 더욱 앞당겨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후쿠다 총리는 취임 후 국민연금과 정치자금 문제 등 각종 악재로 인한 저조한 내각 지지율로 고전해 왔다.
또 일본은 하원인 중의원은 자민·공명 연립 여당이 과반수를 차지하고 있으나 상원인 참의원은 지난해 7월 아베 정권하에서 치러진 선거에서 야당인 민주당이 제1당이 되면서 법안이 국회를 제대로 통과하지 못하는 혼란이 거듭돼 왔다.
민주당은 이 같은 뒤틀린 국회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서도 조기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를 실시할 것을 요구해 왔다.
일본 내에서는 아베 총리에 이어 후쿠다 총리도 비슷한 방식으로 직책을 내던졌다는 점을 놓고 ‘무책임’하다고 성토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