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공고-22일 투표 예정
정계는 총선시기 더 관심
일본의 여당인 자민당은 1일 갑자기 사임 의사를 밝힌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총리의 후임자를 선출하기 위해 조만간 총재 경선절차에 들어간다.
2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자민당은 10일 총재 경선을 공고한 뒤 22일 투개표를 실시하기로 했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간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후쿠다 총리가 추진한 정책을 물려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맨 먼저 출마 의사를 밝혔다.
아소 간사장은 자민당 최대 파벌인 마치무라(町村)파와 공동여당인 공명당의 지원을 받고 있는 데다 대중적 인기도 높아서 사실상 ‘독주(獨走) 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대항후보를 내세우려는 움직임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자민당 안에 아소 간사장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가진 세력이 상당수 있는 데다 중립적인 세력들도 ‘경선 흥행’을 위해 아소 간사장의 독주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시각을 갖고 있다.
아소 간사장의 대항후보로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노선을 추종하는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전 방위상과, 이시하라 신타로(石原愼太郞) 도쿄도지사의 장남인 이시하라 노부테루(石原伸晃) 전 자민당 정조회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고이케 전 방위상은 “모두 함께 위기감을 공유하고 싶다”고 말하는 등 출마 의욕을 내비쳤다.
하지만 일본 정계의 관심은 후임 총리가 누가 되느냐보다 후임 총리가 언제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에 들어갈지에 더 쏠려 있다.
후임 자민당 총재와 일본 중의원의 임기는 내년 9월까지이지만 임기를 마치기 전에 총선을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세를 얻고 있다.
우선 제1야당인 민주당은 후쿠다 총리의 사임을 계기로 하루빨리 중의원을 해산한 뒤 총선을 실시하라는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후쿠다 총리의 낮은 지지율 때문에 중의원 해산을 겁내던 자민당도 더 망설일 이유가 없어졌다.
대중적 인기가 높은 아소 간사장으로도 선거에 이기지 못한다면 시간을 끈다고 해서 나아질 게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일본 정계에서는 이르면 올가을, 늦어도 내년 봄까지는 중의원 해산 및 총선 정국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