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케인” 환호 미루고 “이재민 돕자” 호소

  • 입력 2008년 9월 3일 02시 57분


부인은 전당대회로…1일 미국 미네소타 주 세인트폴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퍼스트레이디인 로라 부시(왼쪽) 여사와 공화당 대선후보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부인 신디 매케인 씨가 연단에서 당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세인트폴=로이터 연합뉴스
부인은 전당대회로…
1일 미국 미네소타 주 세인트폴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퍼스트레이디인 로라 부시(왼쪽) 여사와 공화당 대선후보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부인 신디 매케인 씨가 연단에서 당원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세인트폴=로이터 연합뉴스
허리케인 악재로 정치성 행사 모두 취소

신디-로라 여사 “구호기금 모으자” 열변

■ 공화당 전당대회 첫째날

허리케인 구스타프의 상륙으로 어수선한 가운데 1일 미국 미네소타 주 세인트폴의 엑셀에너지센터에서 막을 연 공화당 전당대회 첫날 행사는 예정보다 1시간 정도 단축된 2시간 반 만에 끝났다.

대통령 부인 로라 부시 여사는 이날 참석하지 못한 조지 W 부시 대통령 대신 허리케인 피해가 집중된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플로리다 앨라배마 등 4개 주 주지사가 보내온 영상 메시지를 소개하면서 “우리는 모두 미국인”이라며 구호기금 모금을 호소했다.

로라 여사는 “조지(부시 대통령)도 이 자리에 오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 데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지금 상황에서 우리가 해야 할 최우선 과제는 허리케인 피해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안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교롭게도 피해지역 주지사가 모두 공화당 출신”이라며 가벼운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이어 연단에 오른 존 매케인 후보의 부인 신디 씨도 “오늘 이후에도 피해는 계속될 것”이라며 “우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을 위해 우리 모두 힘을 모아 이재민들에게 신속한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고 호소했다.

앞서 마이크 덩컨 공화당 전국위원회 의장은 전당대회 공식 개막을 선언한 뒤 일성으로 참석자들에게 “각자 휴대전화로 5달러씩을 적십자에 허리케인 피해 구호기금으로 기부하자”고 제의해 박수를 받았다.

공화당은 이날 필수인 의사일정과 정강정책 채택 이외의 정치성 행사는 모두 취소했으며, 행사장 안팎의 각종 공연 등 이벤트성 행사도 열지 않았다. 유명 스타들이 총출동해 흥겨운 음악을 곁들인 공연들로 꾸며졌던 민주당 전당대회 분위기와는 사뭇 달랐다.

더욱이 ABC, NBC, CBS 등 3대 공중파와 CNN 등 케이블 뉴스의 간판급 앵커들도 모두 구스타프 상황실 진행을 위해 세인트폴에서 철수했다.

공화당은 구스타프의 세력이 약해지며 피해 규모가 예상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즉각 예정됐던 행사 재개를 결정하는 대신 피해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는 등 철저히 ‘로 키(low key)’ 행보를 계속했다.

한편 이날 전당대회장 밖에서는 이라크전쟁 반전 시위가 폭력사태로 비화되면서 50명 이상이 경찰에 연행됐다.

무정부주의자를 자처하는 일부 과격 시위대는 전당대회에 참가한 공화당 대의원들을 위협하는가 하면 길가의 쓰레기통을 차도에 던지거나 주차된 차량의 타이어에 구멍을 내고 유리창을 파손하는 등 과격시위를 벌였다.

세인트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