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얼음 덩어리의 대규모 붕괴 현상은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캐나다 북극 연안 빙붕(ice shelf·거대한 얼음 덩어리)이 올여름 기온 상승을 이기지 못해 녹아 떨어져 나가고 있다고 캐나다 CBC뉴스 인터넷판이 3일 보도했다.
CBC뉴스는 캐나다와 미국 연구자들의 조사 결과를 토대로 캐나다 북극 연안 엘즈미어 빙붕의 23%에 해당하는 214km²의 얼음 덩어리가 최근 떨어져 나갔다고 밝혔다. 엘즈미어 빙붕은 4500년 이상 원형을 유지해 왔으며 두께가 40m를 넘는 것으로 과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연구팀은 또 50km² 넓이의 마컴 빙붕도 지난달 초 대륙빙하에서 떨어져 북극해를 떠다니고 있다고 전했다. 서슨 빙붕은 큰 덩어리 두 개가 떨어져 나가면서 크기가 원래의 60% 정도인 122km²로 줄어들었고, 워드헌트 빙붕에서도 22km² 정도가 떨어져 나갔다고 연구팀은 덧붙였다.
연구팀은 2002년 이후 캐나다 북극 연안의 기온이 크게 높아지면서 빙붕의 붕괴 속도가 급격히 빨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에 참여했던 캐나다 트렌트대 데릭 무엘러 교수는 “최근 상황은 북극해의 기온 변화가 얼마나 빨리 일어나고 있는지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의 기후환경에서 이런 변화를 되돌릴 수는 없다. 수천 년 동안 빙붕이 원형대로 존재하는 데 도움을 줬던 주변 환경이 더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북극해 주변의 기온 상승이 빙붕 붕괴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하고 붕괴 현상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빙붕의 붕괴가 북극 연안의 생태계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예를 들어 서슨 빙붕의 경우 엄청난 양의 물이 담긴 저수지의 ‘댐’ 역할을 해왔는데 그 크기가 점점 줄어들면서 제 기능을 하지 못할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는 것. 서슨 빙붕이 무너져 저수지가 사라지면 주변 생태계가 완전히 달라질 것으로 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