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 말 가판대에 깔릴 미국의 타블로이드 잡지 유에스위클리의 표지 제목이다. 표지 사진은 세라 페일린 공화당 부통령 후보. 유명인사들의 가십을 주로 다루는 이 잡지는 발행부수가 190만 부에 달한다. 기사 제목도 ‘17세 딸 임신, 여동생 전남편 해고 조사, 다섯 아이의 엄마, 새로운 당혹스러운 충격들’ 등 부정적인 내용 일색이다. 페일린 후보가 올해 1월 암에 걸린 정치적 경쟁자를 놓고 ‘암캐’ 등의 험담을 하는 디스크자키 옆에서 웃었다고 비난하는 내용도 실려 있다.
#장면 2.
“우리 부통령 후보에 대한 저들(언론)의 행동은 결코 옳지 못합니다. 이건 국민을 위해서도 옳지 못한 일입니다. 맞서 싸워야 합니다.”
3일 오후 세인트폴의 공화당 선거대책본부 회의실. 존 매케인 후보가 주먹으로 자신의 손바닥을 때리며 비장하게 말했다. 위클리스탠더드 인터넷판이 4일 캠프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전한 매케인 후보의 표정은 개인적으로 모욕을 당했다고 느끼는 것처럼 심각했다고 한다.
미국 대선전이 리버럴 성향 언론과 보수 진영의 전면 대결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발단은 페일린 후보의 17세 딸 임신 문제.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선거에 영향을 미칠 사안이 아니다’라는 응답이 압도적이고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도 “가족, 아이 문제를 정치에 끌어들이지 말라”고 단호히 말했지만 상당수 신문과 잡지, 인터넷 매체들은 집요하게 이슈화를 시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이른바 권위지와 CNN방송도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이 문제를 ‘매케인 후보의 러닝메이트 선정이 졸속으로 이뤄진 것 아닌가’라는 의구심으로 연결시키는 보도를 잇달아 내보냈다.
이들은 페일린 주지사 남편이 25년 전 음주운전으로 체포됐고, 알래스카 독립을 주장했던 독립당에 가입한 경력이 있다는 점도 집중 보도하고 있다.
그러자 매케인 진영이 3일 본격 대응에 나섰다. 선거캠프의 스티브 슈미트 고문은 성명을 발표해 ‘교활한 미디어의 스캔들’ 등 격한 표현을 써 가며 언론을 비판했다.
공화당의 여성 리더들도 기자회견을 자청해 일부 언론의 행태를 ‘부당한 성차별적 공격’이라고 규정했다.
칼리 피오리나 전 HP 회장은 “일부 진보 성향 사이트가 페일린을 ‘서부에서 온 치어리더’ 정도로 치부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로사리오 마린 전 재무부 국고국장은 “남자에게는 감히 말하지 못하는 얘기를 페일린에게 거침없이 쏘아붙이는 것이 지금의 언론”이라고 질타했다.
보수 성향의 폭스뉴스도 다른 언론들을 공격하고 나섰다. 이날 저녁 폭스뉴스 진행자는 유에스위클리 편집자를 출연시켜 “불공정한 것 아니냐”고 매섭게 몰아붙였다.
민주당 내에서도 언론이 정당한 후보 검증과 고교생 딸 임신 같은 비본질적 이슈를 뒤섞을 경우 보수층을 자극해 결집시키는 역효과를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