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유럽수출 크게 줄 듯

  • 입력 2008년 9월 9일 02시 56분


유로존 침체 계속땐 내년 수출증가 0% 전망도

유럽 경제 침체가 중국 수출에 새로운 복병으로 등장했다.

도이체은행은 최근 올해와 내년 유로화 사용 15개국(유로존)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1.7%와 0.8%에서 1.2%와 0.1%로 각각 하향 조정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 0.1%는 사실상 ‘제로 성장’에 가깝다.

중국 전문가들은 유로존 GDP 성장률이 1%포인트 낮아질 때마다 유럽에 대한 수출 증가율은 7%포인트씩 낮아지고, 유로화 대비 위안화 가치가 10% 높아질 때마다 수출 증가율은 3%포인트씩 낮아진다고 보고 있다.

영국을 포함한 유럽이 중국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이른다.

유럽 경제 침체로 유로화 가치도 올해 7월 1유로당 1.59달러에서 연말에는 1.45달러까지 떨어진 후 내년 말에는 1.35달러까지 내려갈 것으로 도이체은행은 보고 있다.

미국 달러화 대비 위안화 환율에 큰 변동이 없다고 가정하면 유럽에 대한 중국의 수출 증가율은 올해 16%에서 내년에는 6% 정도로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들어 미 달러와 유로화 대비 위안화 환율은 지속적으로 내려가고 있는 추세다.

3월 말 1달러당 7.0190위안에서 9월 5일에는 6.8436위안까지 환율이 내려갔다. 또 유로화도 3월 말 1유로당 11.0809위안에서 줄곧 하락해 9월 2일 처음 9.9667위안으로 9위안대로 내려갔으며 5일에는 9.7692위안으로 떨어졌다.

마쥔(馬駿) 도이체은행 중화지역 담당 수석분석가는 “유로존 GDP 성장률이 1.1%로 낮아지고 유로화가 위안화에 대해 10% 평가 절하되면 유럽에 대한 수출 증가율이 내년에는 0%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수출 감소에 따른 악재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책적인 내수 진작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중국 정부도 최근 정책 기조를 그동안의 ‘일보일공(一保一控·성장세를 유지하되 인플레이션을 억제한다)’에서 ‘일보(一保)’로 옮기고 있는 중이다.

지난달 29일 리커창(李克强) 국무원 부총리는 “국내 경기를 활성화하는 것이 중국 경제 발전 전략의 기초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의 전체 수출 증가율이 지난해 20%를 웃돌았으나 올해는 10% 안팎으로 떨어지고 나아가 내년엔 한 자릿수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면서 내수 진작책이 잇따라 나올 것이라는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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