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세계대전 종전 이래 세계 역사는 20년마다 벌어진 특별한 사건을 통해 발전해 왔다고 미국의 인터넷 시사매거진 글로벌리스트가 최근 분석했다. 글로벌리스트는 1948년 세계인권선언과 1968년 68혁명, 1988년 공산권 개혁을 소개한 뒤 “20년 주기(週期)로 찾아온 세계의 변화는 올해도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20년마다 벌어진 특별한 사건들
세계사의 20년 주기 변화가 시작된 것은 2차 대전의 참화에서 재건의 깃발을 한창 올리던 1948년이다.
전쟁의 참화, 특히 홀로코스트의 악몽을 목격한 세계 지도자들은 질서와 안정 구축에 역점을 뒀다. 1945년 종전 이래 유엔과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이 잇달아 창설됐고 특히 1948년엔 자유, 민주, 법치의 가치를 바탕으로 한 세계인권선언이 채택됐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1968년은 질풍노도의 혁명기였다. 미국의 베트남 공습에 항의해 아메리카 익스프레스 파리 사무실을 습격했던 프랑스 학생들은 낭테르대 본부를 점거했다. 학생 시위에 이어 노동자 총파업까지 가세한 프랑스의 시위는 서구사회 전체를 뒤흔들었다.
정부의 권위에 대항한 학생들의 시위가 확산되면서 붉은 여단 등의 테러 행위가 발생한 것을 비롯해 부정적인 영향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68세대는 독일에서 녹색당을 만드는 등 정치정당을 이끄는 세력으로 성장했고 강력한 비정부기구(NGO)의 탄생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1988년 공산주의 체제에 대한 저항은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개혁과 개방 정책에서 시작됐다. 곧이어 동유럽의 자유화 운동이 확산되고 이듬해엔 베를린 장벽이 붕괴됐다.
○머나먼 평화의 길
보스니아의 인종청소, 르완다의 인종학살, 시에라리온과 라이베리아의 내전 그리고 알 카에다의 테러….
냉전이 끝나면 세계에 평화가 올 것이란 기대는 착각이었다. 1990년대는 전체적으로 내전과 인종청소의 질곡에서 헤어나지 못한 시기였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갈등은 물론이고 북한과 이라크 등 불량국가의 위협은 냉전 종식 이후 세계 평화의 꿈을 잊게 만들었다.
‘하나의 세계’를 외친 베이징(北京) 올림픽의 기대와는 달리 그루지야와 러시아의 군사적 충돌은 세계를 또다시 이질적인 그룹으로 갈라놓았다. 2008년을 맞은 현재에서 바라볼 때 평화를 얻는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보여 준 셈이다.
글로벌리스트는 또다시 20년 주기에 접어든 올해 새로운 세계사의 변화를 알리는 사건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지만 그것이 어떤 내용일지에 대한 답은 내놓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