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93% “손실” 정신적 공황 상태

  • 입력 2008년 9월 13일 01시 54분


‘3년 활황이 물거품이 됐다.’

상하이종합지수 2,000 선이 위협받는 데 대해 중국의 주식 투자자들은 두려움과 허탈감이 뒤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인터넷 포털 신랑(新浪)이 투자자 5000여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지난해 1월 1일부터 이달 7일까지 응답자의 93%가 투자 원금이 축나는 손해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원금의 80% 이상을 손해 본 사람이 21%, 60∼70%의 원금이 증발한 투자자가 44%, 40∼50%의 원금을 까먹은 사람이 24% 등이었다.

이와 관련해 중국의 청두(成都)만보는 “상당수 투자자는 ‘주식이 있어도 팔고 싶지 않고, 돈이 있어도 감히 주식을 사지 않는다’는 정신적인 마비상태에 빠졌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투자자들 사이에서 ‘당국이 증시 폭락에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자본주의 종주국’인 미국 정부도 공적자금까지 투입하며 금융시장에 적극 개입하는 상황에서 주가 폭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중국의 금융당국을 질타하며 대책을 촉구하고 있는 것.

중국 런민대 금융 및 증권연구소 소장 우샤오추(吳曉求) 교수는 “비(非)유통 주식(다샤오페이)이 시장에 가하는 압력은 계속 클 것”이라며 “다샤오페이 중에 중국 정부 등 공공기관이 가진 물량이 70%에 이르는 만큼 ‘이를 앞으로 10년에 걸쳐 천천히 풀 것’이라는 신호를 보내면 시장에 변화가 올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아직 ‘금융위기’라 부를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 아닌 만큼 인위적 개입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건강한 시장 메커니즘’을 구축하려면 자율적인 조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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