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흑백대결이자 남녀 간 성대결, 그리고 세대 간 대결이라는 역사성을 띠고 있는 미국 대통령 선거가 15일이면 50일 앞으로 다가온다.
현재의 판세는 문자 그대로 숨 막히는 접전. 요즘 미국에선 2009년부터 4년간 미국을 이끌 백악관의 주인이 누가 될지는 오직 신만이 알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대선전 초반 232년 미국 헌정사상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꿈꾸는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의 검은 돌풍은 이달 초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세라 페일린 부통령 후보가 혜성처럼 떠오르면서 다소 주춤거리는 양상이다.
이제 관심은 후보 간 맞대결이 펼쳐지는 TV 토론으로 쏠리고 있다. 대선후보 간 토론은 △26일, 10월 7일, 15일 세 차례 △부통령 후보 간 토론은 다음 달 2일 한 차례 열린다.
미국 역대 대선에서는 전당대회 직후 후보의 지지도가 반등하는 것처럼 TV 토론 결과에 따라 후보 간의 희비가 엇갈리곤 했다.
미국 선거전문가들은 이번 선거에서도 결국 승부를 가를 결정적인 요인은 ‘스윙 스테이트(경합주)’의 표심으로 본다.
뉴욕, 보스턴 등 동부 대도시와 캘리포니아 등 서부 해안의 민주당 쏠림 현상과 중서부의 공화당 지지 성향은 이번 선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확실한 당 지지 성향을 보이지 않은 채 갈대가 움직이는 것처럼 인물과 선거 이슈에 따라 지지 후보를 바꿔 온 주들의 결정이 승부를 가르게 될 것이라는 분석.
대표적인 경합 주는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플로리다 주 등 세 곳. 1960년 이후 미 대선에서 이들 3개 주 가운데 2개 주 이상에서 패배한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한 경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여론조사기관별로 다른 결과를 내놓고 있지만 매케인 후보는 플로리다 주에서, 오바마 후보는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각각 근소한 차로 상대방을 앞서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오하이오 주의 경우 매케인 후보의 우세를 보여주는 여론조사가 많지만(갤럽, 라스무센) 퀴니피악대의 여론조사에서는 오바마 후보의 우세로 나타나는 등 혼전 양상을 보인다.
콜로라도와 버지니아 주 역시 이번 선거에서 가장 눈여겨볼 경합 주에 해당된다.
매케인 후보 진영을 고무시키고 있는 것은 부동층으로 분류됐던 백인 여성표와 무당파의 지지가 공화당 쪽으로 빠르게 흡수되고 있다는 점.
9일 발표된 워싱턴포스트와 ABC의 공동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말 민주당 전당대회 직전 백인 여성의 지지율은 50% 대 42%로 오바마 후보가 8%포인트 우세했지만 공화당 전당대회 이후에는 매케인 후보 53%, 오바마 후보 41%로 바뀌었다.
갤럽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도 무당파 층에서 매케인 후보 52%, 오바마 후보 37%로 나타났다. 매케인 후보의 무당파 내 지지율은 일주일 전 40%에 비해 12%포인트나 상승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