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이번엔 불량분유 파동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9월 13일 01시 54분


대형업체 제품 먹은 영아 1명 사망 80여명 치료중

중국에서 불량분유를 먹고 신장결석에 걸리는 영아들이 속출해 보건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12일 올 3월부터 발생하기 시작한 신장결석 젖먹이 환자가 10개 성에서 80여 명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12일 현재 환자 수는 간쑤(甘肅) 성이 59명으로 가장 많고 장쑤(江蘇) 성도 20명에 이른다. 간쑤 성에서 영아 1명은 이미 사망했다.

란저우(蘭州) 시 중국인민해방군 제1병원 관계자는 “6월 28일부터 최근까지 신장 및 요도 결석 젖먹이 환자가 16명이나 입원했다”며 “이들은 모두 중국 최대 분유업체인 싼루(三鹿)그룹의 분유를 먹어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중국 국가품질감독검사검역총국(질검총국)은 환자들이 모두 신장결석에 거의 걸리지 않는 만 1세 미만의 영아인 데다 이들이 멜라민 성분이 들어있는 분유를 장기간 먹은 사실을 중시하고 샘플을 채취해 분석에 나섰다.

위생부 관계자는 “멜라민은 일종의 화공원료로 인체에 들어가면 결석(結石)을 일으킬 수 있다”며 “하지만 아직은 싼루 분유가 신장결석을 유발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파문이 커지자 문제의 분유는 자사 상표를 도용한 가짜라고 주장했던 싼루그룹은 수개월 전부터 자체 조사를 벌인 끝에 영아들의 신장결석은 분유 속에 들어있는 멜라민 성분 때문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지난달 6일부터 멜라민 성분의 첨가를 금지한 것으로 드러났다.

싼루그룹이 소재한 스자좡(石家莊) 시 경찰 조사 결과 싼루그룹은 올해 3월 이후 자사 제품을 먹은 영아들의 오줌에서 작은 결석이 발견되고 6월부터는 신장결석 젖먹이 환자들이 속출하자 자체 조사를 벌여왔던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싼루그룹은 또 지난달 6일 이전에 생산해 시중 판매한 8910t의 분유 가운데 8210t(2052만5000통)을 회수하고 나머지 700t(175만 통)을 추가 회수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아직 판매하지 않은 2176t은 모두 봉인 조치됐다.

싼루그룹 측은 분유의 단백질 함량을 높이기 위해 원유(原乳)에 멜라민 성분을 첨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싼루그룹 관계자 78명을 소환해 멜라민 첨가 경위를 조사 중이다.

중국의 분유시장은 싼루그룹이 18.26%로 최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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