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 휴대전화 OK… 즐거워진 ‘유비쿼터스 하늘길’

  • 입력 2008년 9월 16일 03시 08분


《비행(飛行) 문화의 르네상스 시대가 열리고 있다. 발달된 기술과 차별화된 서비스가 기내에 도입되며 하늘길이 더욱 즐겁고 편리해졌다. 최근 두드러진 흐름 가운데 하나는 무선 인터넷, 개인 휴대전화 등을 사용할 수 있는 여객기가 늘어나면서 하늘에서도 ‘유비쿼터스’가 실현되고 있다는 점이다.》

캐나다 국적항공사인 에어캐나다는 내년 봄부터 토론토,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를 운항하는 A319기종 2대에서 승객이 노트북과 스마트폰인 블랙베리 등 통신기기를 사용할 수 있게 한다고 9일(현지 시간) 발표했다.

이 회사는 캐나다 항공사로는 처음으로 정부의 승인을 받아 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했고 앞으로 다른 국제선에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북미 항공사 가운데 델타항공, 아메리칸에어, 버진아메리카도 일부 노선에 기내 인터넷 서비스 도입을 발표했다.

아랍에미리트(UAE)의 국적사 에미레이트항공은 올해 3월부터 6000m 상공부터 개인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있도록 ‘에어로 모바일’ 시스템을 단 A340-300 여객기를 운항하고 있다. 에미레이트항공은 추가로 1대의 B777-300 기종에도 이 시스템을 설치하는 등 향후 2700만 달러(약 300억 원)를 들여 다른 기종에도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아직까지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안전성 문제만 극복하면 비행 문화의 진화는 속도를 더할 것으로 보인다.

기내 휴대전화 사용을 반대하는 여론은 상당히 강하다. 최근 미국 교통부(DOT)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내 휴대전화 사용에 대해 미국인의 45%가 반대했다. 학계 일부에서는 기내 통신기기 사용의 안전성이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택경 한국항공대 항공전자및정보통신공학부 교수는 “국내 항공사들이 기내 통신기기의 안전성을 검증하려면 더 많은 비용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안전성만 검증되면 지상의 서비스 대부분이 하늘에서도 구현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비쿼터스와 함께 기내 엔터테인먼트 서비스와 편의시설도 한층 풍부해졌다. ‘유익한 비행’을 위한 서비스 제공이 대표적 사례다.

국내 항공사인 아시아나항공은 올 3월부터 교보문고와 제휴해 13개 비행기에서 ‘오디오북’ 10종을 서비스하고 있다. 연예인들이 읽어 주는 명작동화 등을 들을 수 있다.

싱가포르항공도 항공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세계적 영화평론가 레너드 맬틴의 논평과 영화 추천작이 담긴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편의시설로는 에미레이트항공의 샤워시설이 눈에 띈다. 이 회사의 A380에는 샤워부스가 달린 대형 화장실이 마련돼 장거리 여행 고객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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