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쇼크’ 후폭풍]정부 “단기자금-외화유동성 공급 준비”

  • 입력 2008년 9월 17일 02시 55분


■ 불안 장기화 대책

“은행권 외화자금 충분… 위기 가능성 낮아”

S&P “리먼 사태 한국 신용등급 영향 없어”

금융 당국은 미국 금융시장 불안이 장기화할 가능성에 대비해 원화와 달러화 유동성 공급 대책을 마련하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정부는 16일 경제·금융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한국은행이 환매조건부채권(RP) 거래 등을 통해 단기 금융시장에 자금을 공급하고 필요하면 외화 유동성 공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국내 은행권이 필요한 외화 자금을 미리 확보하고 있고, 외화 자금의 건전성도 적정한 편”이라며 “당장 외화자금 부족사태가 빚어질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말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현재 국내 은행의 3개월 외화 유동성 비율은 101.7%로 외화 자산이 외화 부채보다 많다. 달러 조달비용이 높아지고 있지만 당장 돈줄이 막힌 것은 아니라는 것.

하지만 국제 금융 불안이 장기화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국내 은행권의 달러 자금줄이 마를 수 있다고 보고 유동성 공급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단기 금융시장의 원화자금 조달에 문제가 발생하면 한은이 RP를 매입해 은행권에 자금을 푼다는 것이다. ‘달러화 품귀 현상’이 벌어지면 한은이 외화 스와프(외화대차거래) 시장에서 외환보유액을 직접 풀어 국내 금융권의 숨통을 틔워 줄 계획이다.

신제윤 재정부 국제업무관리관(차관보)도 이날 외화유동성과 관련해 “외환보유액을 직접 금융기관에 대출하는 것은 리스크를 상당히 감안해야 하기 때문에 한은과 협의해야 하지만 아직 그럴 상황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채정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한국사무소 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미국 금융시장, 리먼브러더스와 메릴린치, AIG 사태가 한국 신용등급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용 기자 par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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