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쇼크’ 후폭풍]“위기는 기회…투매대신 투자희망 찾자”

  • 입력 2008년 9월 17일 04시 43분


《미국발(發) 충격으로 16일 국내 증시가 폭락하자 추석 연휴 이후 반등을 기대했던 투자자들은 할 말을 잊은 채 한숨만 쉬고 있다. 다 팔아 치워 버리고 다시는 주식시세표를 보고 싶지 않은 충동도 생긴다. 하지만 펀드, 주식 모두 섣불리 팔기보다는 의미 있는 반등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면서 이번 주가 하락을 새로운 투자 기회로 삼으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재테크 전문가들에게 주가 급락기에 펀드, 주식을 포함한 투자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들어봤다.》

■ 재테크 전문가들 “금융위기때 투자 이렇게”



○ 펀드, 주식… 저가 매입할 시기

전문가들은 지금이 펀드와 주식 모두 저가(低價)에 매입할 시기라는 데 대부분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주식은 저평가되어 있는 우량주가 많은 만큼 여유자금이 있다면 타이밍을 본 뒤 분할 매입할 것을 권했다.

우리투자증권 신혜정PB는 “코스피 1,200 선을 저점으로 보고 낙폭 과대 우량주 중심의 분할 매입 전략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을 등 보고 실적이 튼튼하게 받쳐주는 업종 대표종목을 고르라는 것이다.

시장 추이를 지켜보면서 매입한 뒤 만약 추가로 20∼30% 더 하락한다면 장기적 관점에서 자녀에게 증여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펀드는 지금 시점에서 환매를 하면 손실이 너무 큰 만큼 어느 정도 반등해 수익률이 회복될 때까지 갖고 있으라는 의견이 많았다.

신규 투자라면 적립식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 주식형 펀드에 적극 투자해볼 타이밍이라는 데 많은 전문가가 동의했다. 단, 부동산 리츠 펀드는 전망이 불투명한 만큼 리츠 펀드를 갖고 있다면 분할 환매해 다른 안전 상품으로 옮겨 타라고 조언했다.

또 중국 브라질 러시아 베트남 등 이머징 펀드 투자 비중이 60∼70% 이상이라면 반등 시 환매해 투자 비중을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 현금 확보에도 신경 써라

새로운 투자처를 위해 현금 확보에 신경을 쓰라는 전문가도 많았다.

16일처럼 폭락하는 날은 환매를 피하되 의미 있는 기술적 반등이 나타나면 손해를 보더라도 일부 환매해 현금을 쥐고 있으라는 조언이다.

하나은행 김창수 재테크팀장은 “안전자산 비중이 50% 이상인 사람이라면 이익이 난 펀드는 그냥 가져가라”면서 “단, 안전자산 비중이 50% 미만이라면 목표수익률을 이룬 펀드는 현금화해서 안전자산 비중을 늘리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번 미국발 금융위기가 한두 달 안에 해결될 사안이 아닌 만큼 일단 현금 유동성을 확보해 관망하다 금융시장이 점차 안정되면 새로운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 채권형 펀드-정기예금 “매력적”

현 시점에서 리스크가 적으면서도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를 묻는 질문엔 주식형 펀드보다 안정적인 채권형 펀드와 정기예금을 추천한 사람이 많았다.

이선훈 굿모닝신한증권 명품PB센터 강남지점 PB는 “금리가 인하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 만큼 채권형 펀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가연계증권(ELS)이나 주가연계펀드(ELF)는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어 권하는 전문가가 많지 않았다. 부동산은 매입 타이밍이 아니라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박승안 우리은행 투체어스 강남센터 PB팀장은 “정부 부양책이 몇 번은 더 나와야 본격적인 부동산 매입 타이밍으로 볼 수 있다”며 “세제 개편 후에 본격적 부동산 부양책이 나와야 부동산 시장이 조금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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