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아이스크림서도 멜라민” 乳제품 공황

  • 입력 2008년 9월 18일 02시 59분


불량분유 파문 확산… 5개국 수출품 리콜 조치

신장결석 6244명, 사망 3명… 수입제품 불티

중국의 ‘멜라민 분유’ 파동이 분유뿐 아니라 우유와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등 관련 유제품으로 확산되고 있다. 더욱이 멜라민 분유가 대만뿐 아니라 부룬디 가봉 등 5개국에 수출된 것으로 추가로 확인돼 중국의 분유 파문은 세계로 번지는 양상이다.

○신장결석 영유아 6244명으로 급증

국무원 신문판공실은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12일부터 17일 오전까지 확인된 신장결석 영유아가 6244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국무원은 이 중 4917명은 이미 완치됐거나 외래 진료를 받고 있으며 나머지 1327명은 여전히 입원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또 환자 중 2.5%에 해당하는 158명은 신장결석으로 인한 급성 신부전증을 앓았지만, 이 중 94명은 완치됐거나 병세가 호전됐다고 밝혔다.

국무원은 이와 별도로 올해 5월부터 8월 사이에 싼루(三鹿) 분유를 먹고 신장결석으로 사망한 영아가 3명으로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5개국 수출 리콜 중

국무원은 이날 분유뿐 아니라 원유(原乳)가 들어가는 우유 요구르트 아이스크림 등 관련 유제품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홍콩 정부는 16일 중국 유명 분유업체인 이리(伊利)가 생산한 아이스크림에서 멜라민이 검출되자 판매금지령과 함께 리콜 명령을 내렸다.

국무원은 이날 대만에 수출된 싼루 분유 외에도 광둥(廣東) 성에서 생산되는 야스리(雅士利) 분유가 방글라데시 미얀마 예멘에, 그리고 산둥(山東) 성 칭다오(靑島)의 쒀캉(索康) 분유가 부룬디 가봉에 수출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분유 판매대에 몰린 부모들 분노

중국 내 109개 분유 생산업체 중 22개 업체 제품에서 멜라민이 검출됐다는 사실이 각 언론의 머리기사로 보도되자 베이징(北京)의 슈퍼마켓과 대형할인점엔 이른 아침부터 영유아 부모들로 붐볐다.

이들은 멜라민이 검출된 업체가 싼루 이리 멍뉴(蒙牛) 등 대부분 중국 유명업체라는 사실에 분노했다.

베이징 시 왕징(望京) 지역에 있는 유통업체 카르푸에서 만난 후융창(胡永强·25) 씨는 “유명제품이라 해서 400g에 62위안(약 1만532원)이나 하는 야스리 분유를 먹여 왔는데 이게 불량분유였다니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네슬레 분유를 샀다.

할인점의 한 점원은 “이전엔 50위안 안팎의 중국업체 분유가 많이 나갔는데 멜라민 파동 이후엔 스위스의 네슬레, 미국의 와이어스와 미드존슨, 네덜란드의 듀멕스 등 100위안 안팎의 외국과의 합작사 분유가 많이 나간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 진화 안간힘

중국 정부는 멜라민 파장이 확대되자 소비자들의 충격을 줄이려 애쓰는 모습이었다.

천주(陳竺) 위생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멜라민은 비교적 독성이 약한 화공원료로 신장결석에 걸리더라도 제때 치료를 받으면 대부분 완치된다”며 “숨진 영아 3명은 이번 사건이 불거지기 전에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한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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