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모사드출신 女총리 탄생 임박

  • 동아일보
  • 입력 2008년 9월 19일 02시 55분



리브니 카디마당 총재 피선… 42일안에 연정 꾸려야

이스라엘에서 사상 두 번째 여성 총리 탄생이 임박했다.

17일 실시된 집권 여당 카디마당의 총재 선거에서 치피 리브니(50) 외교장관이 43.1%를 득표해 42%를 얻은 샤울 모파즈 교통장관을 1.1%포인트 차로 따돌리고 신임 총재로 선출됐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앞으로 42일 안에 군소 정당들과 새 연립정부를 구성하는 데 성공한다면 리브니 총재는 골다 메이어(1969∼1974년 집권) 전 총리에 이어 두 번째 여성 총리가 된다.

리브니 총재는 이스라엘 정보기관인 모사드 소속 스파이로 활약한 독특한 경력을 갖고 있다. 이후 변호사로 활동하다가 1999년 리쿠드당 소속으로 의원에 당선된 뒤 2005년 카디마당 창당에 참여했다.

2006년부터 외교장관으로 재직하면서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을 주도했다. 부패 혐의로 물러나게 된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와는 반대로 ‘미시즈 클린(Mrs. Clean)’이란 별명이 있을 만큼 청렴한 인물로 평가된다고 로이터통신은 소개했다.

리브니 총재는 “조속히 안정을 찾는 것이 국가적인 과제”라며 19일부터 연정 구성 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가 연정 구성에 성공할지는 불투명하다. 연정을 구성하려면 전체 의석 120석 중 과반인 61석을 확보해야 하는데, 카디마당의 의석은 29석에 불과하다. 현재 이스라엘의 연정에는 노동당(19석)과 샤스당(12석), 연금생활자당(7석)이 참여하고 있다.

그러나 정통 유대교 정당인 샤스당 대변인은 AP통신에 “예루살렘의 귀속 문제가 팔레스타인과의 협상 의제에 포함된다면 우리는 연정을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정 구성에 실패한다면 이스라엘은 내년 초 조기 총선을 실시하게 된다. AFP통신은 현재 여론으로 볼 때 총선이 실시될 경우 리브니 총재보다는 베냐민 네타냐후 리쿠드당 총재가 새 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온건파로 분류되는 리브니 총재가 집권에 성공한다면 팔레스타인과의 평화 협상은 활기를 띠겠지만 당초 목표인 올해 말까지 협상을 끝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은 전망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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