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0년 규제철폐시대 이젠 끝났다”

  • 입력 2008년 9월 20일 02시 59분


비즈니스위크 “AIG에 구제금융으로 美정부 개입 본격화”

“30년간 지속되던 규제철폐 시대가 16일 종언을 고했다.”

미국 경제 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규제의 시대가 다시 시작되나’란 제목의 18일자 인터넷판 기사에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AIG에 대해 850억 달러 규모의 구제금융을 결정함으로써 규제철폐 시대가 끝났음을 공개적으로 알린 셈”이라고 평가했다.

2주일 전에 양대 모기지 업체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에 대한 지원을 결정한 데 이어 민간 보험회사인 AIG까지 정부가 지원하는 상황이 되면서 미국의 금융산업이 정부의 도움 없이는 생존이 어려운 상황이 됐다는 것. 지미 카터 전 대통령이 1978년 항공규제철폐법에 서명한 이래 30년간 워싱턴에서 규제라는 용어는 ‘촌스러운 말’로 인식돼 왔다. 이후 ‘규제가 적을수록 성장률이 높아진다’는 믿음 아래 에너지와 통신, 운송은 물론이고 금융 분야에서까지 규제의 벽이 허물어졌다.

그러나 이 같은 인식은 금융위기로 다소 빛을 잃었고, 규제철폐가 모든 것을 해결해 준다는 환상도 깨졌다.

비즈니스위크는 “식품 안전과 항공, 무역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정부의 감독 강화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유권자는 물론이고 경제계에까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올해 초 당내 예비경선에서도 규제가 적을수록 좋다고 말했던 공화당 대선 후보 존 매케인 상원의원마저 최근에는 금융시장에 적절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을 정도다.

한편 전문가들은 최근 일련의 미국 정부 조치는 금융시장에선 당연히 했어야 할 건전성 감독을 소홀히 했다가 뒤늦게 강화한 것으로 일반적인 규제강화 움직임과는 다르게 봐야 한다는 견해도 내놓고 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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