탱크와 로켓 추진 수류탄 발사기, 소형무기, 탄약, 부품 등을 싣고 가던 우크라이나 선박 파이나호는 25일 케냐 몸바사 항구 인근에서 “3척의 해적선이 접근하고 있다”는 무전을 날린 뒤 연락이 두절됐다.
우크라이나와 케냐는 지난해 T-72 탱크 77대의 수출입계약을 체결했는데 이 선박에는 마지막 인도분 33대가 실려 있었다. 또 우크라이나인 17명, 러시아인 3명, 라트비아인 1명이 승선하고 있었다.
피랍 소식이 전해진 직후 러시아는 자국민 보호를 이유로 프리깃함을 발트 해에서 현지로 급파했다. 또 부근 해역을 순찰 중이던 미국 구축함도 파이나호에 접근해 해적들이 선원이나 무기를 하역하는지 감시하고 있다.
소말리아의 반자치지역인 푼트란드 주 당국자는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해적들이 호브요와 하라데레 지역으로 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적들이 향하는 지역은 이슬람 반군이 장악하고 있어 자칫 무기가 이슬람 반군의 수중에 들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라는 것.
몸바사에 본부를 둔 ‘항해자 지원 프로그램’ 관계자는 28일 해적들이 선박과 선원 석방 조건으로 3500만 달러(약 408억 원)를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CNN은 27일 “해적들이 처음에는 3500만 달러를 요구했지만 선원 중에 미국인이나 유럽인이 없고 탱크가 중고품이며 탱크 하역 능력이 없는 점을 감안해 요구 액수를 500만 달러로 낮췄다”고 보도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