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치러진 오스트리아 총선에서 여당인 사민당이 ‘패배나 다름없는 승리’에 그친 반면 극우 정당들이 크게 약진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오스트리아 내무부가 잠정집계해 발표한 투표결과에 따르면 중도좌파인 집권 사민당이 29.7%를 득표해 1당이 됐으며 우파인 인민당은 득표율 25.6%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18개월 동안 대연정을 유지해오다 국정 실패 책임을 서로 떠넘기며 7월 갈라섰던 두 정당의 득표율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2년 전 총선에서 사민당과 인민당의 득표율은 각각 35.3%와 34.3%였다.
실질적 승자는 극우 정당이었다. 지난 총선에서 11.0%를 얻었던 자유당은 이번에 18.0%로 대약진했다. ‘오스트리아 미래를 위한 동맹’도 2년 전 4.1%에서 11.0%로 급상승했다. 두 극우 정당의 득표율 합계가 30%에 육박하면서 향후 정국 운영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민당의 승리로 일단 ‘사민-인민 대연정’이 다시 모색될 것으로 보인다. ‘극우 정당과는 연정을 구성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뒤집지 않는 한 불가피한 선택이다. 차기 총리로는 사민당 당수인 베르너 파이만 교통장관이 유력하다.
한편 전문가들은 극우 정당의 부상이 반드시 오스트리아의 우경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분석했다. 집권 연정에 대한 불만의 표시로 극우 정당에 표를 던졌다는 것.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