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바이에른주=기사당(CSU)’이라는 등식이 깨졌다.
28일 실시된 바이에른 주의회 선거에서 기사당은 43.4%를 득표해 압도적 1당의 지위를 유지했지만 독일 언론은 모두 ‘기사당의 역사적 패배’로 규정했다.
기사당이 약 반세기 만에 과반 득표에 실패해 보수 성향의 바이에른 주는 ‘기사당의 것’이라는 공식이 깨졌기 때문이다.
기사당 득표율은 2003년 총선 때에 비해 17%포인트나 하락해 1962년 이후 처음으로 과반수에 미달했다. 그 결과 46년간 지속됐던 기사당 독주 시대가 끝나고 연정이 불가피해졌다.
독일 연방의 16개주 중 바이에른 주에만 유독 기민당(CDU)이 없고 기사당이 있다. 두 정당은 연방 정부에서는 거의 대부분 기민당-기사당 연합으로 활동하고 있어 자매 정당이나 다름없다.
대연정에서 부총리와 외교장관을 맡고 있는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사민당 당수는 이번 선거 결과를 “사민당의 승리라기보다는 기사당의 패배”로 규정했다.
보수정당인 ‘자유 유권자’는 10.2%를 득표해 사상 처음으로 바이에른 주의회에 진출했고, 자민당(FDP)도 8%를 얻어 14년 만에 주의회에 복귀했다.
녹색당은 9.4%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창당 이후 독일 정계에 돌풍을 일으키며 10개 주의회에 진출했던 좌파당은 4.3%를 얻어 의회 진출 저지선인 5%를 통과하지 못했다.
기사당 선거 패배의 원인은 무엇보다 프란츠 요제프 슈트라우스나 에드문트 슈토이버와 같은 거물이 더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현재의 귄터 벡슈타인 주총리와 에르빈 후버 당수는 카리스마가 약하고 인기도 높지 않다.
게다가 최근 금융위기의 여파로 주정부가 소유한 바이에른LB 은행이 큰 손실을 입었다. 자기부상열차 도입 계획 취소와 전면적인 금연 정책 실시도 유권자의 불만을 샀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