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문혁이란 반면교사 없었다면 공산신앙에 빠져…”

  • 입력 2008년 10월 15일 02시 57분


“中 문혁이란 반면교사 없었다면 공산신앙에 빠져 개혁 못했을것”

톈안먼사태 실각 두다오정 前신문출판서장 일침

“문화대혁명이 없었다면 개혁개방도 없었다.”

톈안먼(天安門) 사태 직후 자오쯔양(趙紫陽) 당시 총서기와 함께 권력에서 물러난 두다오정(杜導正·85·사진) 전 국가신문출판서 서장(署長·장관급)이 최근 홍콩 밍(明)보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정계를 깜짝 놀라게 하는 말을 토해냈다.

월간 시사잡지 옌황춘추(炎黃春秋)의 사장인 두 전 서장의 말은 언뜻 보면 모순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중국을 질곡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은 마오쩌둥(毛澤東)의 문화대혁명이 없었다면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도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역사의 아이러니를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다.

두 전 서장에 따르면 개혁개방 초기 가장 큰 장애물은 바로 공산주의에 대한 ‘신앙’이었다. 당시 일부 극좌파들은 “마오의 문혁은 그런대로 견딜 만했다. 하지만 덩의 개혁개방은 자본주의 노선을 걷자는 말”이라며 크게 비판하고 나왔다는 것.

예전 같으면 쩌우쯔파(走資派)로 몰려 권력을 잃을 뻔했던 덩샤오핑과 예젠잉(葉劍英), 천윈(陳雲) 등 개혁개방파들은 문혁의 폐해가 너무 컸기에 당내 주류와 민중들로부터 지지를 받아 개혁개방에 나설 수 있었다고 그는 회고했다.

또 “개혁개방 30주년을 맞은 오늘날 중국 개혁의 장애물은 바로 자본가와 결합한 탐관오리”라며 “중국이 빨리 정치개혁을 통해 부패 척결에 나서지 않으면 앞으로 중국 사회는 ‘모순의 대폭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두 전 서장은 자오 전 총서기가 광둥(廣東) 성 당서기 시절 광저우(廣州)에서 발행되는 양청(羊城)만보의 총편집인으로 일했다. 1980년 자오가 국무원 총리로 올라오자 1987년부터 국가신문출판서의 초대 서장이 되어 언론자유를 폭넓게 보장하는 ‘신문법’과 ‘출판법’ 등의 제정을 추진하며 개혁개방을 이끌었다.

하지만 1989년 톈안먼 사태로 자오 전 총서기와 함께 권력에서 축출됐고 1991년 이후 옌황춘추를 창간해 민주화를 향한 다양한 목소리를 인민들에게 전하고 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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