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행 혼인’ 후유증 이혼자문 봇물
베이징 올림픽이 개막한 8월 8일 ‘대길일(大吉日)’을 맞아 서둘러 결혼 수속을 밟은 중국의 신혼부부들이 잉크가 채 마르기도 전에 이혼 자문을 하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고 중국 동방조보가 15일 보도했다.
2008년 8월 8일은 베이징 올림픽 개막일인 동시에 중국인이 좋아하는 숫자 ‘8’이 무려 세 개나 겹친 날. 당시 베이징과 상하이 등 중국 곳곳에서는 결혼 등기소마다 전날 밤부터 신혼부부들이 줄을 섰다. 일부는 이날 결혼수속을 위해 몇 달 전부터 인터넷 예약을 했지만 달콤한 대길일의 꿈은 오래가지 않았다.
상하이 이혼문제 자문센터의 밍리(明麗) 부주임은 8월 8일 혼인신고를 했던 300여 명에게 이혼 상담을 해줬다고 말했다.
이들은 대부분 서로 알게 된 지 얼마 안 돼 결혼한 사이로 결혼예식 준비, 주택, 부모를 모시는 문제 등으로 다투다 이혼을 생각하고 있다고 전했다.
밍 부주임은 “이들은 ‘천년 만에 맞는 대길일’을 맞아 혼인신고에만 급급했다”면서 “연애기간에는 서로 장점만 보다가 막상 결혼 등기 이후에 서로의 문제를 직시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윤종구 기자 jkma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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