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보루’ 中마저… 두자릿수 성장 마침표

  • 입력 2008년 10월 18일 02시 56분


수출 - 내수 - 투자 동반악화… 3분기 9%대 성장 그칠 듯

美소비침체로 최대 완구사 가동중단 - 중소기업 줄도산

중앙정부, 부동산 稅혜택 - 금리인하 등 경기부양 안간힘

미국발 금융위기로 지금까지 고속성장을 이어오던 중국 경제에 비상이 걸렸다.

중국 경제를 견인하는 3두마차인 수출과 투자, 소비 가운데 수출과 투자가 3분기(7∼9월) 이후 급속히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내수는 앞으로 살아날 움직임이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부동산과 증시 폭락에 이어 최근 제조업체 도산이 잇따르고 있어 세계 경제의 마지막 버팀목이라는 중국마저 경기침체에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두 자리 성장세 마감=다음 주 발표될 중국의 3분기 예상 성장률은 9.1∼9.7%. 2006년 1분기(1∼3월) 이후 10개 분기 만에 처음으로 두 자릿수 성장률 시대의 마감이 확실해지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2007년 2분기(4∼6월) 12.6%를 마지막으로 올해 2분기까지 4개 분기 연속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내년도 예상 성장률은 더욱 비관적이다. 홍콩의 원후이(文匯)보에 따르면 내년도 성장률은 8%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개발도상국인 중국에 8% 성장률은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불린다. 성장률이 8% 아래로 떨어지면 실업률이 급격히 올라가기 때문이다.

중국은 매년 900만 명 이상의 신규취업 희망자가 발생하고 있다. 따라서 실업률이 올라가지 않으려면 매년 9%의 성장률을 유지해야 한다.

▽급격히 줄어드는 수출 투자=지금까지 중국 경제성장은 수출과 투자가 주로 이끌었다.

개혁개방 이후 수출은 매년 20∼30%씩 급증했고 지난해 역시 25.7%가 늘어 1조2180억 달러였다. 올해 역시 1∼9월 수출은 1조740억6000만 달러로 지난해보다 22.3% 늘었다. 지금까지는 수출증가율이 둔화되기는 했지만 그런대로 괜찮은 셈이다.

하지만 전망은 매우 비관적이다. 글로벌 경제위기의 여파가 다음 달부터 본격 반영되기 시작하면 수출증가율이 크게 감소하는 것은 물론이고 내년엔 수출액 규모가 아예 최고 20%까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궁팡슝(공方雄) JP모간 이코노미스트는 내년도 수출이 20% 줄고 경제성장률 역시 8∼9% 사이를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고정자산에 대한 투자 역시 아직까지는 괜찮은 편이지만 올해 들어 부동산가격이 폭락하고 베이징(北京) 올림픽이 끝나면서 고정자산 투자도 급격히 줄 것으로 보인다.

▽줄 잇는 중소기업 도산=위안화 절상으로 인건비가 비싸지면서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이 큰 타격을 입었지만 중국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중국 최대의 장난감 위탁생산업체인 허쥔(合俊)그룹은 광둥(廣東) 성에서 15일 두 공장이 문을 닫았다고 16일 난팡(南方)일보가 전했다.

이 신문은 “이 사태로 6500명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게 됐다”며 “이번 사례는 미국발 금융위기에 중국 기업이 쓰러진 최초의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도산한 중소기업은 무려 6만7000여 곳. 도산업체 수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대책 발표 임박=중국 정부는 최근 급속히 위축되는 실물경기에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최근 중국 지방 도시들이 잇따라 감세와 부동산 매입 시 보조금 지급 등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한 대책들을 내놨지만 중앙 정부는 별다른 제재를 하지 않고 있다.

중앙 정부는 제2주택 매입 시 제재를 완화하고 5년 안에 되팔면 영업세를 중과토록 한 현 규정을 2년으로 단축하는 등 부동산 경기 부양을 위한 각종 정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최근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두 차례나 내린 런민(人民)은행은 16일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져드는 것을 막기 위해 중국도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샹화이청(項懷誠) 전 재정부장은 “중국 경제가 몇 달 안에 수출 감소와 재정수입 축소, 경제성장률 하락, 외환보유액 축소, 실업률 증가 등 일련의 악재가 일시에 나타날 수 있다”며 대책을 촉구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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