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총리’ 아소

  • 입력 2008년 10월 20일 02시 56분


취임후 24일동안 15차례 ‘사적 밤외출’

日언론 “밀담”…총리실 “스트레스 해소”

아소 다로(麻生太郞·사진) 일본 총리가 잦은 술자리와 늦은 귀가로 화제를 모으고 있다.

19일 도쿄신문 등에 따르면 아소 총리는 9월 24일 취임한 이후 이달 17일까지 24일 동안 15차례나 사적인 ‘밤 일정’을 잡았다. 공적인 야간회합까지 포함하면 무려 25차례였다.

아소 총리의 야간 외출은 특히 지난달 말부터 빈번해졌다. 이달 들어서는 공무가 끝난 뒤 곧바로 집으로 가는 사례가 거의 없고 때로는 밤 12시가 다 돼 귀가하는 일도 있었다. 평균 귀가 시간은 오후 10시 54분으로 전임자들에 비하면 약 2시간이나 늦은 편이다.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아베 신조(安倍晋三),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의 평균 귀가 시간은 오후 8시 25분∼9시 7분이었다.

아소 총리는 이전부터 단골로 다니던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마친 뒤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겨 ‘2차 술자리’를 갖는 것으로 알려졌다. 2차 장소는 데이코쿠호텔 등 특급호텔의 회원제 바일 때가 많지만 이자카야(일본식 선술집)일 때도 있다는 보도다.

마이니치신문은 아소 총리가 2일 도쿄(東京) 롯폰기(六本木)의 한 이자카야에서 4시간 이상 젊은 여당의원들과 회식을 하면서 시가를 즐기는 모습이 보도진에 목격됐다고 전했다.

총리실은 아소 총리의 잦은 밤 외출에 대해 격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발산하기 위해서 측근인 마쓰모토 준(松本純) 관방 부장관이나 비서관들과 식사를 하는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본 언론은 총리실의 설명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도쿄신문은 일례로 총리실이 16일 아소 총리의 일정을 ‘비서관과의 식사’라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나카가와 쇼이치(中川昭一) 재무상 겸 금융상 등과 모임을 가졌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도 “아소 총리가 매스컴의 눈을 피해 주요 인물과 밀담을 나누고 있다는 견해가 많다”고 보도했다. 일본 언론은 총리가 관저 등 공적인 장소에서 누구를 얼마동안 만났는지는 분 단위로 취재해서 매일 지면에 보도한다.

하지만 특급호텔의 회원제 바는 비회원의 출입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어 매스컴의 접근이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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