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 당첨자는 불행해진다’는 건 동서를 막론한 징크스일까.
3년 전 실종된 2억 엔짜리 복권 당첨 여성(당시 42세) 살해혐의로 교제 상대였던 남성(51)이 22일 체포되자 일본이 떠들썩하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용의자는 2005년 이와테(巖手) 현에서 중소 전자부품 제조회사를 경영하던 중 피해자와 만나 교제했던 남성.
그는 지난해 9월부터 도쿄(東京)에서 신문배달원으로 일해왔다.
이와테 현 경찰은 그에게서 “피해자를 목 졸라 살해해 집 가까운 곳에 묻었다”는 진술을 받아내고 그가 살던 집 근처 창고 주변에서 피해자의 시신을 찾아냈다.
피해자는 2005년 5월 실종 당시 이혼 후 혼자 생활하고 있었다. 그가 실종된 사실이 알려진 것은 자동차를 구입한 뒤 찾아 가지 않고 연락이 끊겼기 때문. 경찰 수사는 미궁에 빠져 있었다.
수사는 지난해 2월 용의자가 살던 단독주택에서 피해자의 예금통장과 인감, 생활 잡화 등이 발견돼 집주인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피해자는 2004년 여름 약 2억 엔짜리 복권에 당첨돼 현금으로 당첨금을 수령했으나 은행 계좌에는 입금 기록이 없고 현금의 행방도 묘연한 상태였다.
경찰은 주변 수사를 통해 용의자가 2004∼2005년 단골 술집 여주인의 자택이나 가게 등의 개축비용을 부담하거나 정기적으로 송금을 해줬다는 증언을 포착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