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中 반체제인사에 ‘인권상’

  • 입력 2008년 10월 24일 02시 56분


中 “범죄자에 상을…” 강력반발

유럽연합(EU)이 23일 중국 반체제 인사인 후자(胡佳·35·사진) 씨를 ‘사하로프 인권상’ 수상자로 선정해 중국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유럽의회는 이날 후보자 3명 가운데 후 씨를 수상자로 최종 결정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한스게르트 푀터링 유럽의회 의장은 “후 씨는 중국의 진정한 인권 수호자 가운데 한 명”이라며 “유럽의회는 중국에서 인권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지지를 보낸다”고 말했다.

수상자 발표 뒤 류젠차오(劉建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는 중국에 대한 심각한 내정 간섭”이라며 “중국의 범죄자에게 상을 주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EU 주재 중국대사도 지난주 푀터링 의장에게 보낸 서한에서 “후 씨에게 상을 준다면 중국과 EU 관계에 심각한 타격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후 씨는 지난해 11월 유럽의회에서 중국의 인권 실태에 대한 증언을 하고, 에이즈 환자들을 위한 인권 운동을 한 혐의 등으로 체포돼 올해 4월 징역 3년 6개월 형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영국 BBC방송은 “후 씨는 정치, 종교, 에이즈, 환경 등 다양한 분야의 현안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고 정부에 맞선 인물”이라며 “그는 올해 노벨평화상 후보로도 언급됐다”고 평가했다.

후 씨의 변호인은 “수상을 환영한다”면서도 중국 정부가 후 씨를 조기에 석방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밝혔다.

사하로프상은 1988년 제정됐으며 그동안 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 사나나 구스마오 동티모르 총리 등이 수상했다. 상금은 5만 유로(약 9000만 원).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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