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중국’ 대만내부 거센 반발

  • 입력 2008년 11월 1일 02시 59분


中 해협회 회장 3일 방문 앞두고 장제스 동상 훼손 - 反中시위 잇따라

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해협회) 천윈린(陳雲林) 회장의 3∼7일 대만 방문을 앞두고 대만 초대 총통인 장제스(蔣介石) 동상이 훼손되는 등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올해 5월 마잉주(馬英九) 총통 취임 이후 가속화된 양안 교류로 해협회와 대만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 간 대화도 9년 만에 다시 이루어졌으나 대만 내부에서 역풍이 거세게 불고 있다.

31일 홍콩 밍(明)보 등에 따르면 대만 자이(嘉義) 현의 칭런(情人)공원에 있는 장 전 총통 동상의 얼굴 부분이 훼손됐다. 동상 뒷면에는 붉은 페인트로 ‘천윈린 꺼져라(陳雲林滾蛋)’고 낙서가 돼 있었다.

장 전 총통은 줄곧 ‘하나의 중국’을 주장해 대만의 분리 독립론자들이 싫어하는 대표 인물이었으며 이날은 장 전 총통이 태어난 날이다.

대만 경찰은 대만 분리 이후 대만을 방문하는 최고위급인 천 회장 경호를 위해 7000여 명을 동원하는 등 비상이 걸렸다.

밍보는 “천 회장 일행이 묵을 숙소인 타이베이위안산(台北圓山)호텔 주변으로 5겹의 안전검색선이 설치되는 등 안전조치가 강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대만 야당인 민진당과 지지자들은 천 회장의 방문에 맞춰 반대시위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만 광복기념일인 지난달 25일에는 60만여 명이 ‘반(反) 중국’ ‘반 마잉주 시위’를 벌였다.

지난달 21일에는 중국 해협회 장밍칭(張銘淸) 부회장이 대만 타이난(臺南)의 공자묘를 찾았다가 시위대에게 밀려 넘어지는 등 수모를 겪기도 했다.

한편 해협회 천 회장은 지난달 30일 인터뷰에서 “우리는 양안의 정치적 문제나 국내 문제에 대해선 논의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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