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이젠 이길 것 같은 느낌” 매케인 “역경속 역전승”

  • 입력 2008년 11월 4일 02시 54분


■ 두 후보 마무리 유세

플로리다 등 최대 승부처 3개주서 막판 총력

양캠프 “선거인단 270명 자신” “뒤집을 것”

플로리다와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주. 1960년 이후 미국 대선에서 이 3곳의 승부처 중 두 곳 이상을 이기지 못하고 당선된 사례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이를 의식한 듯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와 공화당 존 매케인 후보는 2일과 3일 이들 3개 주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다.

특히 오바마 후보는 2일 내내 오하이오 주 유세에 집중하며 백인 블루칼라 계층의 지지를 호소했다. 반면 마음이 바쁜 매케인 후보는 이날 펜실베이니아 주에서 두 번의 유세를 벌이고 뉴햄프셔 주를 거쳐 플로리다 주에서 마무리 유세를 벌였다.



▽막판 한 표 호소=오바마 후보는 2일 “화요일 밤에 승리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며 대선 승리를 확신한다는 뉘앙스의 말을 처음으로 했다. 그는 그동안 자신의 캠프가 자만심에 빠져 느슨해질 것과 여론의 역풍을 우려해 ‘승리’라는 단어의 사용을 조심해 왔다.

하지만 승리를 확실히 챙기기 위한 투표 독려도 잊지 않았다. 오바마 후보는 “한순간도 이 선거가 끝났다고 믿지 말아야 한다”며 “우리의 미래가 마지막 이틀에 달렸다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달라”고 호소했다.

그는 매케인 후보에 대한 공격의 고삐도 늦추지 않았다. 특히 클리블랜드 유세에서 ‘조지 W 부시 대통령+딕 체니 부통령=매케인 후보’라는 논리를 제시하는 순간 비가 내리기 시작하자 “체니 부통령을 언급하자 무슨 일이 생겼는지 보지 않았느냐”고 조크를 했다.

매케인 후보는 펜실베이니아 주 필라델피아 유세에서 “난 오늘과 같은 상황을 여러 번 겪었고 그때마다 승리했다”며 자신의 ‘7전8기’를 상징하는 구호인 “친구들이여, 맥이 돌아왔네(My Friends, the Mac is back!)”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의 정치적 재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뉴햄프셔 주 유세에서도 “여러분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기 위해 여기에 왔다”며 “한 번 더 나를 밀어 달라”고 호소했다.

매케인 후보 측은 이날 민주당 경선 과정에서 힐리리 클린턴 상원의원이 오바마 후보의 경험 미숙을 겨냥해 “최고지도자는 업무 연수를 할 만큼 한가롭지 않다”고 했던 발언을 로보콜(대량으로 거는 자동음성 녹음전화)로 만들어 막판 선거운동에 활용했다.

▽양당 참모들의 출사표=양 캠프의 참모들도 미국 언론들과 출사표에 해당하는 인터뷰를 하며 승리를 다짐했다.

매케인 후보 진영의 릭 데이비스 선거매니저는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화요일에 존 매케인 후보의 승리를 보게 될 것”이라며 “첫 역전승이 아니라 2년 여정으로 이어져 온 2008년 대선의 대미를 장식할 마지막 역전승”이라고 자신감을 표시했다.

하지만 그는 몇 표 차로 몇 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함구한 채 “270명을 넘는 어떤 수라도 대만족”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후보의 오른팔로 꼽히는 데이비드 액셀로드 수석전략가도 “목표는 결국 270명의 선거인단 아니겠느냐”며 “과반수 확보는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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