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있을 때가 가장 행복해요.”
선한 눈매에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인상적인 론(11) 군.
그의 집은 학교와 5km 이상 떨어져 있다. 산 중턱에 있는 학교에 가기 위해서는 맨발로 다녀야하지만 “쉬는 날에도 학교 오는 게 즐겁다”며 환하게 웃었다.
태국 제2의 도시 치앙마이에서 서북쪽으로 약 250km 떨어진 산간 도시 메홍손. 시내에서 차로 20분 정도 산 속으로 들어가면 론 군이 다니는 소퐁초등학교가 나온다.
학생 124명, 선생님 7명의 작은 산간학교. 태국 내 한 부족인 타이아이 족 아이들이 다니는 소퐁초교는 이 마을의 유일한 배움터이자 주민들의 쉼터다. 또 농사로 자급자족하는 이곳 사람들이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보기 드문 통로이기도 하다.
지난달 31일 이 학교가 축제 분위기로 들썩였다. 한국의 민간구호단체인 ‘섬기는 사람들’이 경기지역 초등학교 교장선생님 34명과 함께 방문했기 때문이다.
이날 방문은 소퐁초등학교와 자매결연을 맺고 학용품, 티셔츠 등 생활용품과 학교 강당을 짓기 위한 기금 등을 전달하기 위해서였다.
한국으로부터 귀한 손님들이 온다는 소식에 선생님과 학생은 물론 주민들까지 300여 명이 몰려 좁은 학교가 꽉 찼다.
깔끔하게 교복을 차려 입고 이른 시간부터 운동장에 모인 학생들은 모두 한껏 들뜬 표정이었다. 한 여학생(6)은 “선생님으로부터 오늘 고마운 손님들이 온다고 들었다. 처음 보는 외부 사람이라 신기하고 또 반갑다”며 합장하면서 인사를 했다.
학생들은 멀리서 온 손님들을 환영하는 의미에서 대나무로 만든 악기로 ‘새소리’를 흉내 내는 전통연주도 펼치고 화려한 타이아이 족 전통 의상을 입고 공연도 선보였다. 이곳을 방문한 한국의 교장선생님들도 아이들 손을 잡고 전통 춤을 따라 추었다.
‘섬기는 사람들’의 이영성 이사장은 “경기지역 초등학생들이 십시일반으로 낸 동전들이 모여 기금이 마련됐다”며 “우리 아이들의 정성이 이곳 아이들에게 전달됐다는 점에서 참 행복하다”며 뿌듯해했다.
메홍손=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