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9년 중국 대륙과 대만이 분단된 후 59년 만에 처음으로 장관급 인사를 단장으로 하는 중국 정부 대표단이 3일 대만을 공식 방문했다.
중국과 대만 언론에 따르면 천윈린(陳雲林) 해협양안관계협회(해협회) 회장 등 대표단 60여 명은 이날 오전 대만 타이베이(臺北) 타오위안(桃園)국제공항에 도착했다.
해협회의 부(副)비서장급 이하 인사가 중국 정부를 대표해 대만을 방문한 적은 많았지만 해협회 회장이 직접 대만을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따라서 중화권 언론은 4일 오전으로 예정된 천 회장과 대만 장빙쿤(江丙坤)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 이사장의 회담을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과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의 대리인 회담”이라며 ‘후마후이(胡馬會)의 몸 풀기 회담’으로 부르고 있다.
천 회장은 이날 환영 행사에서 “항공 직항, 해상 직항, 우편 업무, 식품 안전 등 4가지를 논의할 것”이라며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공동 대처방안과 관광객 규모 증대 문제도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협의 대상엔 중국과 대만이 교역할 때 대만달러와 위안화를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는 문제도 들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담의 가장 큰 관심사인 천 회장의 마 총통 면담은 6일 타이베이 호텔에서 이뤄질 것으로 알려졌다.
면담 방식은 올해 6월 장 이사장이 중국에서 후 주석을 만날 때와 같은 ‘비공식 만남’인 만큼 국기를 내걸지 않고 양측 대표단끼리 만나는 형식을 취하게 될 것이라고 대만과 홍콩 언론이 전했다. 양측은 면담에서 오간 대화내용은 발표하되, 회담은 비공개로 하기로 했다.
양측은 이날 사전회담에서 중국과 대만을 오가는 직항기 편수를 현재의 3배 규모인 주당 108회로 늘리고 직항기가 취항하는 중국 내 도시 21곳을 추가하기로 했다.
한편 대만 정부는 7000여 명의 경찰을 동원해 숙소 주변에 7중 검문망을 설치하고 천 회장 일행에게 철통 경호를 제공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천 회장 숙소인 위안산(圓山) 호텔에서는 미리 투숙객으로 가장해 호텔에 머물고 있던 민진당 당원들이 ‘대만은 대만이다(Taiwan is Taiwan), 천윈린 도적 떼는 물러가라’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내걸다 경찰에게 저지당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