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후 ‘화합’주력… 2년만에 매출 2배로

  • 입력 2008년 11월 5일 03시 04분


3일(현지 시간) 영국 글래스고의 두산밥콕 스코틀랜드 본사 연구개발(R&D)센터에서 한국과 영국 연구원이 개발 중인 친환경 보일러 설비의 입체영상을 보며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 제공 두산그룹
3일(현지 시간) 영국 글래스고의 두산밥콕 스코틀랜드 본사 연구개발(R&D)센터에서 한국과 영국 연구원이 개발 중인 친환경 보일러 설비의 입체영상을 보며 의견을 나누고 있다. 사진 제공 두산그룹
폐쇄된 R&D센터 재가동 연구인력 늘려

친환경 고효율 발전기 세계시장 선두권

《3일(현지 시간) 영국 글래스고의 두산밥콕 스코틀랜드 본사 연구개발(R&D)센터. 두산그룹은 2006년 11월 발전용 보일러 전문기업인 영국 미쓰이밥콕을 인수해 ‘두산밥콕’으로 이름을 바꿨다. 연구실에 들어서니 두산 로고가 새겨진 연구복을 입은 영국인 연구원들이 현미경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이들의 관찰 대상은 증기발전용 보일러 부품의 표면. 효율성 높은 보일러를 만들기 위해 부품 표면의 상태를 살피며 연료 종류에 적합한 자재를 찾아낸다.

박흥권 두산밥콕 상무는 “각국 환경규제가 강화돼 친환경 석탄 발전기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며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최소화하기 위해 에너지 효율이 높은 보일러와 천연 연료를 환경친화적으로 태울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R&D센터는 ‘이산화탄소 저감 및 포집기술(CCS)’을 개발해 두산밥콕을 친환경 석탄 발전기 시장의 리더로 키울 예정이다. CCS란 보일러 속 연료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량을 줄이는 기술로 두산밥콕은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 직원들은 두산그룹에 인수된 뒤 가장 큰 변화로 R&D센터의 강화를 꼽는다. 두산그룹은 거의 폐쇄된 R&D센터를 다시 가동하고 연구인력도 40명에서 70명으로 늘렸다.

이후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두산밥콕의 수주실적은 2006년 5억 파운드(약 1조 원)였지만 2007년 7억7000만 파운드로 50% 이상 늘었다. 올해도 수주실적이 10억 파운드를 넘겨 인수 2년 만에 매출이 2배를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주력 사업을 벗어나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나서기 시작한 것도 변화다. 두산밥콕은 올해 기존의 발전 관련 서비스 사업 외에 6000억 원이 넘는 대형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언 밀러 두산밥콕 사장은 “두산그룹에 인수되기 전에는 대형 프로젝트가 18개월에 1번꼴로 진행됐는데 지금은 1개월에 1.6번꼴로 진행되고 있다”며 “두산그룹이 발전사업에 대한 애착과 투자의지를 보여줘 이 같은 성과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두산밥콕의 긍정적인 변화는 회사 인수 뒤 통합과정인 ‘PMI(Post-Merger Integration)’ 프로그램 덕이라고 직원들은 평가했다. PMI 강화를 위해 사장은 물론 인사 및 재무부문장, 마케팅 임원 등에 기존 밥콕의 임원이 임명됐다.

스튜어드 카메론 두산밥콕 수석 엔지니어는 “과거 미쓰이의 자회사였을 때는 작은 하부조직에 불과했던 PMI가 지금은 공식적인 팀으로 확장돼 두산과 밥콕 간 문화교류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전했다.

글래스고=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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